수술 날짜가 잡히고 나면 마음이 묘하게 흔들립니다. 상피내암이라 다행이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는데, 막상 달력에 동그라미가 쳐지니 그 다행이라는 단어가 잘 와닿지 않더라고요. 곁에 있는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환자보다 보호자가 밤에 잠을 더 설치는 경우도 많아요.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몰라서 그렇습니다.
전절제 후 통증은 사람마다 정말 다릅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는, 칼로 베인 듯한 날카로운 아픔보다는 가슴 한쪽이 뻐근하게 당기고 무거운 느낌에 가깝다는 겁니다. 진통제로 충분히 잡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장 힘든 고비는 보통 수술 당일 밤부터 이튿날까지예요. 그 시기만 넘기면 하루가 다르게 편해졌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고 견디지 말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약을 제때 챙기는 게 회복에는 훨씬 낫습니다.
가장 낯설게 느껴지는 건 아마 배액관일 겁니다. 가슴 옆으로 가느다란 관이 나와 작은 통에 액이 고이는데, 이게 줄어드는 속도를 보고 제거 시기를 정합니다. 보호자가 옆에서 통에 모인 양을 시간대별로 적어두면 의료진이 판단하기 좋아요. 관이 몸에 달려 있는 동안엔 잠자는 자세도, 옷 갈아입는 것도 어색합니다. 앞이 트인 셔츠나 단추 옷을 미리 챙겨두면 이게 의외로 큰 도움이 됩니다.
팔은 처음엔 어깨 위로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당황하지 마세요. 무리해서 들어 올리는 게 아니라, 알려주는 가벼운 운동을 조금씩 따라 하다 보면 범위가 천천히 돌아옵니다. 머리 감기, 수저질 같은 사소한 동작도 며칠은 도와줘야 할 수 있어요. 보호자가 가장 바쁜 시기는 입원해 있는 며칠과 퇴원 직후 일주일 남짓입니다. 그 뒤로는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빠르게 늘어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몸의 상처만큼이나 마음의 상처도 같이 옵니다. 가슴 한쪽이 달라진 모습을 처음 마주할 때, 곁에서 평소처럼 대해주는 그 무덤덤함이 어떤 위로의 말보다 큰 힘이 되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아요.
여기 적은 건 여러 경험에서 추린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이라, 통증이나 회복 속도는 결국 사람마다 다릅니다. 구체적인 건 수술하는 병원 의료진에게 꼭 직접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