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작은 종양이 발견됐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런데 막상 의사 설명을 듣다 보면 "수술 말고 바늘로 지져서 태우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게 바로 고주파 열치료, 흔히 RFA라고 부르는 시술이다. 처음 들으면 "지진다고? 그게 안전해?" 싶지만, 작은 간암에서는 오히려 이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가느다란 바늘 모양의 전극을 초음파나 CT로 위치를 보면서 종양 한가운데에 정확히 찔러 넣는다. 그 끝에서 고주파 전류가 흐르면 조직이 마찰열로 뜨거워지고, 보통 섭씨 60도를 넘기면 암세포 단백질이 익어버린다. 작은 닭가슴살 한 덩이를 속까지 익히는 장면을 떠올리면 감이 온다. 종양과 그 가장자리를 통째로 열로 죽여서 굳혀버리는 셈이다.

그럼 왜 굳이 작은 종양에 쓰느냐. 열이 퍼지는 범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확실하게 태울 수 있는 크기가 대략 3센티미터 안팎이라, 종양이 그보다 커지면 가장자리가 덜 익어 다시 살아나는 일이 생긴다. 개수도 적을수록 좋다. 그래서 "3센티미터 이하, 세 개 이내" 정도가 RFA가 가장 빛을 발하는 자리로 통한다. 이 조건에 들어맞는 작은 간암이라면, 수술로 떼어낸 결과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보고가 쌓여 있다.

환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건 몸에 남기는 흔적이 작다는 점이다. 배를 크게 열지 않고 바늘 하나만 들어가니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도 짧은 편이다. 간 기능이 약해서 큰 수술을 견디기 힘든 분, 간경변이 있어 정상 조직을 한 톨이라도 더 아껴야 하는 분에게는 특히 고마운 선택지다. 게다가 한 번 치료하고 끝이 아니라, 나중에 다른 곳에 새 종양이 생겨도 비교적 부담 없이 다시 시도할 수 있다. 간암은 재발이 잦은 편이라 이 점이 의외로 크다.

물론 만능은 아니다. 큰 혈관에 바짝 붙은 종양은 흐르는 피가 열을 식혀버려서 덜 익는 '쿨링 효과'가 생기고, 위장이나 담관, 횡격막 근처에 있으면 주변 장기가 같이 데일 위험 때문에 손이 조심스러워진다. 위치가 애매하면 시술 자체가 어렵기도 하다. 시술 뒤 미열이나 통증, 드물게 출혈이나 감염 같은 일도 있을 수 있어서, 결국 내 종양의 크기·개수·위치를 다 따져본 의료진이 "이건 RFA가 낫겠다"고 판단해주는 게 핵심이다.

요컨대 RFA는 작고 얌전한 간암을 몸에 부담 덜 주고 정밀하게 처리하는 똑똑한 도구다. 다만 모든 간암에 들어맞는 답은 아니니, 본인 상황은 반드시 주치의와 영상 결과를 같이 보며 상의하시길. 이 글은 이해를 돕는 일반 정보일 뿐, 진단이나 치료 결정을 대신하진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