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피리녹스(FOLFIRINOX)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좀 낯설다.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5-FU, 류코보린 이렇게 약 네 가지를 묶어서 쓰는 췌장암 항암요법인데, 효과가 센 만큼 몸이 받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보통 2주에 한 번씩 주사실에 와서 맞고, 그날 펌프를 차고 집에 가서 이틀쯤 더 약이 들어가는 식이다. 처음 시작할 때 "이걸 몇 번이나 해야 하나" 싶어 막막했다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증상이 언제쯤 올지 미리 알고 있으면 확실히 덜 당황하게 된다.
가장 먼저 와닿는 건 속이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은 항구토제를 미리 챙겨주기 때문에 예전만큼 심하게 고생하는 경우는 줄었지만, 그래도 주사 맞은 다음 날부터 며칠은 입맛이 뚝 떨어진다. 이럴 때 억지로 밥 한 공기를 다 먹으려고 하면 오히려 더 힘들다. 죽이나 미음, 차가운 과일 같은 걸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 낫고, 기름지거나 냄새 강한 음식은 잠깐 멀리하는 게 편하다. 처방받은 구토 억제 약은 증상이 심해진 다음에 먹기보다 시간 맞춰 미리 먹어두는 게 요령이다.
설사도 이 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손님이다. 이리노테칸 때문에 장이 예민해져서, 어떤 날은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진이 빠진다. 물을 충분히 마셔서 탈수를 막는 게 제일 중요하고, 하루에 몇 번 이상 묽은 변이 계속되면 병원에서 미리 받아둔 지사제를 쓰면 된다. 다만 열까지 같이 나거나 멈추질 않으면 그건 집에서 버틸 일이 아니라 바로 연락해야 하는 신호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참다가 탈수로 응급실 가는 경우가 의외로 흔하다.
옥살리플라틴은 손발 저림을 남긴다. 특히 주사 맞고 며칠은 찬 것에 손이 닿으면 찌릿하고 시린 느낌이 강해진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물병을 맨손으로 잡거나 찬바람을 그대로 쐬면 더 심해지니까, 추운 날엔 장갑을 끼고 음료도 미지근하게 마시는 게 좋다. 회를 거듭할수록 저림이 손끝 발끝에 오래 남기도 하는데, 일상에 지장이 갈 만큼 불편하면 꼭 의료진에게 말해서 약 용량을 조절받아야 한다. 참는다고 훈장이 되는 게 아니다.
겉으로 안 보이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할 건 백혈구가 떨어지는 부분이다.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 수가 줄면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갈 감기도 위험해진다. 그래서 항암 주기 중간에 열이 38도 안팎으로 오르면, 일단 해열제 먹고 지켜보자가 아니라 바로 병원에 알려야 한다. 사람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고, 손 자주 씻고, 날것보다 익힌 음식 위주로 먹는 이런 사소한 습관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피곤함이 쌓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니, 무리해서 일정 채우기보다 쉴 때 푹 쉬는 쪽이 결국 치료를 끝까지 가게 한다.
부작용 이야기를 쭉 늘어놓으니 겁이 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게 다 한꺼번에, 똑같은 강도로 오는 건 아니다. 사람마다 잘 견디는 부분과 유독 힘든 부분이 다르고, 회차가 지나면서 나름의 요령도 생긴다. 증상 일지를 간단히 적어두면 진료 때 "지난번보다 손 저림이 심해졌어요" 같은 걸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서 약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 적은 내용은 일반적인 안내일 뿐이고, 내 몸 상태에 맞는 판단은 결국 치료해주시는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