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그러니까 쓸개를 떼어낸 뒤에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제 뭘 못 먹나요?"다. 사실 음식 종류 자체가 확 줄어드는 건 아니다. 쓸개는 간에서 만든 담즙을 잠깐 모아뒀다가 기름진 게 들어오면 한꺼번에 짜내주는 저장 창고 역할을 했는데, 이 창고가 사라졌다고 담즙이 안 나오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모아뒀다 쏟아내는 기능이 없어지니까, 한 번에 기름을 많이 먹으면 소화가 따라가질 못해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화장실이 급해지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핵심은 "기름을 끊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나눠 먹는 것"에 가깝다. 같은 양이라도 한 끼에 몰아서 먹으면 부담이지만, 하루에 조금씩 펴서 먹으면 몸이 훨씬 편하게 받아낸다. 수술 직후 몇 주 동안은 튀김이나 삼겹살, 곱창처럼 눈에 띄게 기름진 음식은 잠깐 미뤄두는 편이 낫다. 그러다 속이 점점 적응하면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내 몸이 어디까지 괜찮은지 슬슬 살펴보면 된다. 사람마다 그 선이 달라서, 누구는 두 달이면 평소대로 돌아오고 누구는 반년 넘게 조심하기도 한다.

식사 방식도 좀 바꿔보면 도움이 된다. 한 끼를 크게 먹기보다 양을 줄이고 끼니 수를 늘리는 식이다. 하루 세 끼를 다섯 번 정도로 쪼개서, 한 번에 위장이 감당할 일을 잘게 나눠주는 거다. 천천히 오래 씹는 것도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입에서 잘게 부숴 보내면 그만큼 아래에서 할 일이 줄어드니까.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닌데 더부룩함이 꽤 줄어드는 걸 느낀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름을 멀리하라는 뜻은 아니다. 지방은 비타민 흡수나 몸 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라, 아예 빼버리면 오히려 기운이 없고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같은 기름이라도 종류를 골라보자. 들기름이나 올리브유, 등 푸른 생선에 든 기름은 비교적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고, 동물성 지방이 떡진 가공육이나 크림 잔뜩 든 디저트는 한꺼번에 많이 들어가면 탈이 나기 쉽다. 채소랑 단백질을 곁들여 먹으면 소화 속도가 완만해져서 한결 편하다.

한 가지 더, 수술 뒤 한동안 변이 묽거나 잦아지는 분들이 있는데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자리를 잡는다. 그래도 몇 달이 지나도 영 나아지질 않거나, 식은땀이 날 정도로 배가 아프고 살이 계속 빠진다면 그건 식단만으로 끌고 갈 일이 아니다. 그럴 땐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게 맞다.

여기 적은 건 일반적인 경험을 정리한 것일 뿐이니, 내 몸 상태에 맞는 건 결국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서 정하는 게 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