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를 알아보다 보면 색전술이나 절제술 이야기가 먼저 나오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간이식이라는 선택지가 등장한다. 간 일부를 잘라내는 게 아니라 병든 간 전체를 떼고 새 간으로 바꾸는 치료다. 암 덩어리만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암이 자라난 토양인 망가진 간까지 통째로 갈아엎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식을 고려하는 대표적인 상황은 간경변이 심해 간 기능이 많이 떨어진 사람에게 간암이 생긴 경우다. 이런 간은 일부를 잘라내면 남은 간이 버티지 못한다. 반면 이식은 종양과 망가진 간을 동시에 해결하니, 간 기능이 나빠 수술이 어렵던 환자에게 오히려 길이 열린다.
다만 아무에게나 권하지는 않는다. 한정된 간을 누구에게 줄지 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식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기준으로 정해 둔다. 흔히 쓰이는 밀란 기준은 종양이 하나면 5cm 이하, 여러 개면 3개 이하이면서 각각 3cm 이하, 그리고 혈관 침범이나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없을 것을 본다. 이 안에 들어야 이식 대상으로 검토된다.
간은 두 갈래로 구한다. 하나는 뇌사 기증자의 간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 등 살아 있는 사람이 자기 간의 일부를 떼어 주는 생체 간이식이다. 우리나라는 뇌사 기증이 많지 않아 생체 이식 비중이 큰 편이다. 기증자도 수술을 받아야 하므로, 기증자의 안전과 적합성을 따지는 검사가 함께 진행된다.
대기 기간은 가장 마음을 졸이게 하는 부분이다. 뇌사 기증을 기다린다면 언제 순서가 올지 알 수 없고, 그 사이 종양이 기준을 벗어날 만큼 자라면 후보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래서 기다리는 동안 종양이 더 커지지 않게 색전술 같은 치료를 다리 삼아 병행하기도 한다. 생체 이식은 기증자만 맞으면 시기를 잡을 수 있어 이 점에서 유리하다.
간이식은 분명 큰 결심이 필요한 치료지만, 잘 맞는 경우에는 간암과 간경변을 한 번에 정리하고 오래 안정된 삶으로 이어지는 길이 되기도 한다. 내 간 상태와 종양이 기준 안에 드는지, 생체와 뇌사 중 어느 쪽이 현실적인지는 이식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따져보는 것이 먼저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쉽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