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를 전부 들어내면서 식도 아래쪽까지 함께 절제하는 수술은 배와 가슴의 경계를 지나갑니다. 그래서 수술이 끝난 뒤 올라오는 통증도 한 갈래가 아니라 여러 갈래가 겹쳐서 느껴집니다. 보호자가 전화로 듣는 말은 대개 '너무 아프다' 한마디지만, 병동에서 조절할 수 있는 통증과 따로 확인이 필요한 통증은 서로 다른 자리에 놓입니다. '얼마나 아픈가'보다 '어디가, 어떤 식으로 아픈가'를 나누어 보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첫째는 절개 부위의 통증입니다. 배를 여는 방식인지, 가슴까지 함께 여는 방식인지, 복강경이나 로봇을 쓰는지에 따라 상처의 위치와 깊이가 달라지고, 근육과 근막이 지나가는 자리를 통과하기 때문에 몸을 일으키거나 기침할 때 순간적으로 크게 치솟는 특징이 있습니다. 둘째는 몸에 남아 있는 관들이 만드는 자극입니다. 배액관, 흉관, 콧줄, 소변줄은 그 자체가 뻐근함과 찌르는 느낌을 만들고, 관을 뺀 뒤 눈에 띄게 편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셋째는 신경 갈래의 통증입니다. 가슴 쪽을 지나간 수술에서는 갈비뼈 사이를 지나는 신경(늑간신경, intercostal nerve)이 눌리거나 자극되어 화끈거림, 저릿함, 옷깃만 스쳐도 아픈 느낌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상처가 아무는 통증과 성격이 다릅니다. 넷째는 소화관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가스통과 복부 팽만, 그리고 횡격막이 자극될 때 어깨 쪽으로 옮겨 느껴지는 연관통입니다.
기간을 두고 보면, 많은 경우 수술 직후 며칠이 가장 힘들고 이후 서서히 줄어드는 흐름을 보입니다. 다만 움직일 때와 기침할 때의 통증은 상처가 아무는 동안 더 오래 남을 수 있고, 신경 갈래의 저림이나 화끈거림은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회복 속도는 수술 범위, 절개 방법, 나이, 영양 상태, 항암 치료 여부, 합병증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환자의 경과를 그대로 내 가족의 예상 기간으로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통증 조절은 한 가지 약으로만 하지 않습니다. 자가통증조절장치(PCA)로 정해진 범위 안에서 환자가 직접 추가 투여를 하거나, 경막외 진통(epidural), 수술 부위 주변의 신경 차단(nerve block)을 함께 쓰고,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다른 계열을 겹쳐 쓰는 방식이 흔히 사용됩니다. 여러 방법을 조합하는 이유는 마약성 진통제의 양을 줄이면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졸림, 메스꺼움, 변비, 가려움 같은 부작용은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용량과 종류를 조정하는 근거가 되므로 그대로 전달하는 편이 낫습니다.
통증을 견디는 것이 미덕이 아닌 이유도 있습니다. 아파서 얕게 숨 쉬고 기침을 못 하면 폐가 충분히 펴지지 않아 무기폐나 폐렴 위험이 올라가고, 걷지 못하면 혈전과 근력 저하가 따라옵니다. 조기 보행과 심호흡 훈련은 통증이 조절될 때 가능해지므로, 진통은 회복을 미루는 일이 아니라 회복의 조건에 가깝습니다.
병동에서 말할 때는 순서를 정해 두면 전달이 정확해집니다. 첫째, 0에서 10까지 숫자로 표현합니다. 둘째, 가만히 있을 때·움직일 때·기침할 때를 나누어 각각의 숫자를 말합니다. 셋째, 위치와 양상을 구분합니다(찌르는지, 타는 듯한지, 조이는지, 저린지). 넷째, 약을 맞은 뒤 몇 분 만에 얼마나 내려가고 얼마나 유지되는지, 다음 약까지 비는 시간에 통증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알립니다. 다섯째, 부작용과 잠을 잤는지 여부를 함께 전합니다. 이 정보가 있어야 약을 늘릴지, 다른 계열을 더할지, 투여 간격을 바꿀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진통 조절과 별개로 즉시 알려야 하는 신호도 있습니다. 줄어들던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 열이 나거나 오한이 있는 경우, 맥박이 빨라지고 숨이 차는 경우, 배액관으로 나오는 액체의 색·냄새·양이 갑자기 달라지는 경우, 배가 단단해지고 부풀어 오르는 경우, 침조차 삼키기 어려워지는 경우는 상처 통증의 범주를 넘어 문합부 문제, 감염, 폐 합병증 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판단은 의료진의 몫이지만, 변화를 시간과 함께 기록해 두면 확인이 빨라집니다.
퇴원 후에는 기침할 때 베개나 수건으로 상처를 받쳐 압력을 나누고, 산책이나 재활처럼 통증이 예상되는 활동은 진통제를 미리 복용한 뒤 시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위가 없는 몸은 한 번에 많이 먹기 어려우므로 소량씩 자주 나누어 먹는 방식이 통증과 더부룩함을 함께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몇 달이 지나도 남는 저림이나 화끈거림은 일반 진통제와 다른 계열의 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외래에서 따로 이야기해 볼 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통증의 원인과 조절 방법은 수술 범위와 몸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약의 조정과 검사 여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