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가 불편해 비뇨의학과를 찾았다가 PSA(전립선특이항원, prostate-specific antigen) 수치가 높게 나와 조직검사 날짜를 잡게 되면, 그 사이의 시간이 유난히 길게 느껴집니다. 먼저 짚어 둘 것은 PSA가 전립선암만을 가리키는 숫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최근의 사정이나 오래 탄 자전거, 소변줄 삽입, 채혈 직전의 직장수지검사만으로도 수치는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암은 PSA를 크게 올리지 않기도 합니다. 그래서 PSA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이지, 그 자체로 진단서가 아닙니다.

요즘은 곧바로 바늘을 넣기 전에 전립선 MRI(다중매개변수 자기공명영상, multiparametric MRI)를 먼저 찍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의심스러운 부위를 PI-RADS라는 1~5점 척도로 표시해 두면, 조직검사 때 그 지점을 겨냥하는 표적 조직검사(targeted biopsy)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병원이 같은 순서를 따르지는 않습니다. 장비와 판독 여건, 수치와 증상, 이전 검사 이력에 따라 조직검사를 먼저 하는 곳도 있고, 결과가 음성인데도 의심이 남을 때 MRI를 덧붙이는 곳도 있습니다. 궁금하다면 ‘이번 검사에 MRI가 포함되는지, 아니라면 어떤 이유인지’를 그대로 여쭤보셔도 괜찮습니다.

바늘이 들어가는 길도 두 가지입니다. 항문으로 초음파 탐촉자를 넣어 직장 벽을 지나는 경직장(transrectal) 방식과, 회음부 피부를 통과하는 경회음(transperineal) 방식입니다. 뒤쪽은 장내 세균이 섞일 여지가 적어 감염 위험이 낮은 편이라 선호가 늘고 있지만, 통증 때문에 마취 부담은 조금 더 큽니다. 마취 역시 병원과 방식에 따라 국소마취만으로 외래에서 끝나기도 하고, 수면진정이나 척추마취를 위해 1박 입원을 잡기도 합니다. 진정이 들어가면 금식 시간이 생기고, 그날 운전은 어려우며, 보호자 동행이 필요합니다.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드시는 약입니다. 아스피린이나 항혈소판제·항응고제, 일부 건강기능식품은 출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며칠 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는 처방한 의사와 검사할 의사가 함께 판단할 문제이지 스스로 끊고 말 일이 아닙니다. 당뇨약, 특히 인슐린은 금식과 맞물려 조정이 필요합니다. 예방적 항생제와 관장 여부는 병원 지침을 따르시면 됩니다. 검사 뒤 며칠간 소변에 피가 비치거나 정액이 몇 주 동안 붉거나 갈색으로 나오는 것은 흔히 겪는 일입니다. 반면 38도가 넘는 열과 오한,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음, 멎지 않는 출혈은 지체 없이 병원에 연락해야 하는 신호입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상급종합병원 예약을 미리 잡아도 되는지 묻는 분이 많습니다. 대체로 예약은 먼저 잡아 두고 결과에 따라 취소하거나 미루는 편이 시간 손해가 적습니다. 다만 첫 진료가 의미 있으려면 조직검사 결과지가 손에 있어야 하므로, 결과 상담 날짜 이후로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옮겨 갈 때는 진료의뢰서, 조직 슬라이드와 블록(대개 병리과에서 대여), 영상 CD와 판독지, 복용 약 목록, 그동안의 PSA 수치 변화를 함께 챙기면 같은 검사를 처음부터 되풀이하지 않아도 됩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렇게 여쭤보실 수 있습니다. 몇 군데에서 조직을 떼었고 그중 몇 군데에 암이 있었는지,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와 등급군(grade group)은 어떻게 나왔는지, 전이를 확인하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전립선암은 진행 속도가 사람마다 크게 달라 곧바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가는 경우도 있고,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라 하여 정기 추적으로 지켜보는 선택지가 논의되기도 합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 최악을 미리 살아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검사 준비와 약 조정, 이후의 치료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