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유잉육종으로 수술하고 항암에 방사선까지, 그 긴 터널을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끝났구나, 암이라는 단어랑은 영영 헤어진 줄 알았어요. 그렇게 몇 년을 잘 지냈는데, 이번엔 가슴 쪽에서 소식이 왔네요. 유방암이래요.

항암 때 몸이 일찍 폐경 상태로 들어가서 호르몬약을 계속 먹고 있었고, 검사도 빠짐없이 받아 왔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깨끗하다고 해서, 아 내 몸은 호르몬한테서 이제 자유로운가 보다 했죠.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게 아니었던 거예요. 약을 한 5년쯤 먹었으니 그쯤에서 한번 끊어 볼 걸, 하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닙니다. 근데 지나간 일 붙잡고 있어 봐야 뭐 하겠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정기검사 덕에 일찍 잡았다는 거예요. 미루지 않고 때마다 받아 둔 게 결국 나를 살린 셈이죠. 검사 받으러 가는 길이 매번 마음 편하진 않지만, 이런 날 보면 역시 거르면 안 되겠구나 싶습니다.

유방암은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된다고들 하더라고요. 처음 유잉육종 진단받았을 때를 떠올려 보면, 그땐 정말 머릿속이 하얘져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신기할 만큼 담담합니다. 무덤덤하다고 해야 하나. 한 번 겪어 봐서 그런지 마음이 덜 흔들리네요.

생존율 30퍼센트 소리 듣던 병도 넘기고 여기까지 왔는데, 90퍼센트가 넘는다는 이번 건 오히려 마음이 놓입니다. 무서워하기엔 제가 이미 더 험한 길을 한 번 지나왔거든요. 모레 자료 챙겨서 첫 진료 보러 갑니다. 또 한 고비, 차근차근 넘어 볼게요.

여기 적은 건 한 사람의 경험일 뿐이에요. 몸 상태나 치료 방향은 사람마다 다르니, 꼭 담당 선생님과 상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