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받고 나서 제일 먼저 머리를 친 건 암 자체가 아니라 돈이었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솔직히 그랬다. 한쪽 가슴에 종양이 잡혔고, 의사 선생님이 로봇으로 전절제를 하면서 같은 날 재건까지 한 번에 하는 방법을 권했다.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말은 귀에 쏙 들어오는데, 그 다음에 나온 숫자에서 잠깐 숨이 멎었다. 수술비가 어림잡아 삼천칠백만 원 선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게 보험 적용이 되는 항목이 아니라는 거다. 로봇 수술도, 동시 재건도 둘 다 비급여로 묶여 있어서 건강보험 혜택을 거의 못 받는다. 그래서 처음엔 저 금액을 한 푼도 안 빠지고 다 내야 하는 건가 싶어서 며칠을 끙끙 앓았다. 그런데 막상 병원 원무과에 앉아서 항목별로 뜯어보니 생각보다는 결이 복잡했다. 큰 덩어리인 로봇 장비 사용료랑 재건 보형물 값은 자비가 맞는데, 입원이나 마취, 기본 검사처럼 급여로 처리되는 부분이 군데군데 섞여 있어서 최종적으로 내 손에서 빠져나간 돈은 처음 들은 총액과 똑같지는 않았다.

이 부분을 미리 알았으면 마음고생을 덜 했을 텐데. 병원에서 "총수술비 얼마"라고 부를 때 그 숫자는 급여와 비급여가 다 합쳐진 견적에 가깝다. 실제 본인부담금은 거기서 보험 적용분을 덜어낸 만큼 줄어든다. 그러니 같은 삼천칠백이라는 말을 들었어도 사람마다, 병원마다 막상 결제하는 금액은 다를 수 있다. 나는 수술 전에 원무과에 부탁해서 항목별 예상 영수증을 한 장 뽑아달라고 했는데, 그걸 손에 쥐고 나서야 비로소 계획이라는 게 세워졌다.

또 하나 챙겨야 하는 건 실손보험이다. 가입 시기랑 약관에 따라 비급여 수술비를 일부 돌려받는 경우가 있어서, 나는 수술 날짜를 잡기 전에 보험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내 증권으로 어디까지 보장되는지 물어봤다. 사람마다 가입한 상품이 제각각이라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나중에 얼마쯤 돌아오겠구나" 하는 감을 잡아두면 통장 잔고를 바라보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카드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지, 병원 자체 분납이 되는지도 그때 같이 물어봤다.

결과적으로 나는 로봇 전절제와 동시 재건을 받았고, 지금은 회복 중이다. 돈 걱정에 잠 못 이루던 그 밤들을 떠올리면, 누군가 옆에서 "총액이랑 본인부담금은 다른 거예요"라고 한마디만 해줬어도 좋았겠다 싶다. 그래서 이렇게 적어둔다. 비슷한 갈림길에 선 분이라면 견적서를 그냥 받아들지 말고, 항목별로 나눠 보고 실손 보장까지 한번 확인해보시길.

여기 적은 건 어디까지나 제 경우와 제가 들은 설명일 뿐이라, 금액이나 보장은 병원과 보험사에 직접 확인하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