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수술을 받았거나 항암 치료 중인 분들을 보면, 바깥 미세먼지에는 꽤 민감하면서 정작 집 안 공기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우리가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은 집이잖아요. 잠자는 시간까지 합치면 실내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죠. 그러니 치료를 받는 분의 호흡기 부담을 줄이려면 바깥 날씨보다 오히려 우리 집 거실, 안방 공기부터 챙기는 게 순서일 수 있어요.

막상 집 안에서 공기를 나쁘게 만드는 건 거창한 게 아니에요. 가스레인지로 고기를 구울 때 나는 연기, 청소할 때 풀풀 날리는 먼지, 향초나 방향제, 그리고 무엇보다 담배 연기. 본인이 끊었더라도 가족 중 누군가 베란다나 화장실에서 피운다면 그 연기는 결국 집 안으로 돌아옵니다. 치료받는 분 앞에서 '간접흡연'은 생각보다 훨씬 독해요. 가족 전체가 같이 끊거나, 최소한 집 밖에서 거리를 두고 피우고 들어오기 전에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배려는 꼭 필요합니다.

요리할 때는 약한 불에 굽거나 튀기는 음식 빈도를 좀 줄이고, 가스레인지를 켜는 순간부터 끌 때까지 후드를 돌려주세요. 의외로 후드를 음식 다 익은 뒤에 켜는 분들이 많은데, 연기가 다 퍼지고 나서 켜면 늦어요. 조리 시작과 동시에 켜는 게 핵심이에요. 환기는 하루에 두세 번, 아침저녁으로 짧게라도 맞바람이 통하게 창문을 열어주는 게 좋고요. 바깥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창문 환기 대신 환기 기능이 있는 기기를 쓰거나, 짧게 열고 바로 공기청정기를 돌리는 식으로 조절하면 됩니다.

공기청정기를 쓴다면 헤파(HEPA) 필터가 들어간 모델로, 주로 생활하는 공간 넓이에 맞는 용량을 고르는 게 좋아요. 너무 작은 걸 큰 거실에 두면 사실상 장식품이 되거든요. 그리고 기계만 믿고 필터 교체를 잊으면 안 됩니다. 막힌 필터는 오히려 먼지를 머금고 있다가 다시 뿜어낼 수 있으니, 제조사가 권하는 주기대로 갈아주세요. 겨울철 가습기를 쓸 때도 물통을 자주 비우고 닦아야 해요. 안 그러면 세균이 그대로 공기 중에 퍼져버립니다.

외출할 때는 미세먼지 예보를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수치가 나쁜 날은 일정 자체를 실내로 돌리거나, 꼭 나가야 한다면 KF94 같은 보건용 마스크를 챙기시고요. 다만 호흡이 가쁘거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분은 마스크 착용 자체가 숨쉬기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어서, 무리하지 말고 외출 시간을 짧게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손 씻고 겉옷을 털어 현관 쪽에 두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를 안방까지 끌고 들어오는 걸 꽤 막을 수 있어요.

거창한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환기 타이밍 챙기고 담배 연기 멀리하고 필터 제때 가는 이 사소한 습관들이 매일 쌓이는 게 더 큰 차이를 만든답니다. 다만 호흡곤란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가래 색이 변하고 열이 난다면 공기 탓으로만 넘기지 말고 꼭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생활 관리 이야기일 뿐, 각자 상태에 맞는 판단은 담당 의료진의 몫이라는 점 잊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