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를 받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숨이 차오르는 경험을 하는 분들이 있다. 계단 몇 칸 오르는 것도 벅차고, 누우면 더 답답해서 밤에 베개를 두세 개씩 받치고 자게 된다. 이럴 때 병원에서 흉부 엑스레이나 초음파를 찍어보면 폐를 감싸는 흉막 사이에 물이 고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걸 흉수, 의학 용어로는 흉막삼출이라고 부른다. 폐 자체가 나빠져서가 아니라, 폐를 둘러싼 얇은 막 사이 공간에 액체가 차오르면서 폐가 충분히 펴지지 못하는 거다. 그러니 숨이 찰 수밖에.

흉수가 생기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암세포가 흉막을 자극해서 물이 새어 나오는 악성 흉수도 있고, 감염이나 심장 기능, 영양 상태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처음 흉수가 발견되면 의료진은 바늘로 물을 조금 뽑아서(흉수천자라고 한다) 그 안에 암세포가 있는지, 단백질 수치는 어떤지, 균은 없는지를 확인한다. 막상 물을 빼고 나면 숨쉬기가 한결 편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과 치료를 겸하는 셈이 된다. 어떤 분은 천자 한 번으로 한동안 괜찮기도 하지만, 물이 자꾸 다시 차오르면 그때부터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진다.

물이 반복해서 고이고 양도 많을 때 등장하는 게 흉관이다. 가는 관을 갈비뼈 사이로 넣어 흉막 공간에 걸쳐두고, 고인 물이 빠져나오도록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 동안 유지하는 방법이다. 처음 들으면 "옆구리에 관을 꽂는다고?" 싶어 겁이 나는 게 당연한데, 시술 자체는 국소마취 후 짧게 끝나는 편이고 관을 넣은 뒤에는 통증보다 답답함이 풀리는 시원함을 먼저 느끼는 분도 많다. 요즘은 집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가는 배액관(터널형 카테터 같은 것)을 넣어, 외래로 다니며 주기적으로 물을 빼는 방식도 쓴다. 물이 계속 차는 분이라면 이쪽이 입원 부담을 덜어주기도 한다.

흉관을 달고 지내는 동안 몇 가지는 챙겨두면 한결 안심이 된다. 우선 관이 꺾이거나 눌리지 않게 하는 것. 누울 때나 돌아누울 때 관 위치를 한 번씩 확인하고, 배액 주머니는 가슴보다 아래에 두어야 물이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관이 들어간 자리가 빨갛게 붓거나, 열이 나거나, 갑자기 통증이 심해지거나, 빠져나오는 물의 색이 탁하고 냄새가 나면 감염 신호일 수 있으니 미루지 말고 알려야 한다. 하루에 빠지는 양이 갑자기 확 늘거나 반대로 뚝 끊겨도 한 번쯤 점검 대상이다. 이런 변화를 매일 비슷한 시간에 가볍게 메모해두면 외래에서 의료진과 이야기 나눌 때 훨씬 수월하다.

흉수가 자꾸 재발하는 경우엔 흉막유착술이라는 방법을 권하기도 한다. 흉막 두 겹 사이를 일부러 붙여서 물이 고일 공간 자체를 없애는 건데, 약물을 흉관으로 넣어 막을 자극시키는 방식이 흔하다. 시술 후 며칠은 약간의 통증이나 미열이 따라올 수 있어 진통 조절이 같이 들어간다.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물이 차는 속도, 전신 상태,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정해진다. 그러니 "남들은 이렇게 했다더라"보다 지금 내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맞다.

숨이 차다는 건 본인도 가족도 가장 겁나는 증상 중 하나다. 그런데 흉수는 원인을 찾고 빼주면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비교적 손을 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너무 참다가 응급실로 가기보다, 답답함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면 일찍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설명일 뿐이라, 실제 시술이나 관리 방법은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