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황달 수치가 높다거나, 눈 흰자가 노래졌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가 담관 쪽 문제가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는 분들이 있다. 담관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담즙이 흐르는 길이 막히면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단 과정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검사를 단계적으로 밟게 되는데, 막상 이 과정을 처음 겪는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검사를 여러 번 하나" 싶어 답답할 수 있다.
보통 처음에는 피검사와 복부 초음파,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로 시작한다. 특히 담관과 췌장을 자세히 보는 MRCP라는 자기공명영상이 담관이 어디서,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비교적 또렷하게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몸 바깥에서 사진을 찍는 단계라 부담이 크지 않다. 다만 영상만으로는 그 좁아진 부위가 암 때문인지, 염증이나 결석 같은 다른 원인 때문인지 100%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게 ERCP, 우리말로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이다. 이름이 길고 어렵게 들리는데, 쉽게 말하면 입을 통해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넣은 다음, 담관이 장으로 열리는 입구에 가느다란 관을 끼워 조영제를 넣고 엑스레이로 담관 안쪽을 들여다보는 검사다. 막힌 곳을 직접 확인하는 동시에,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담즙이 빠지도록 스텐트라는 작은 관을 넣어 황달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겸할 수 있다는 게 ERCP의 큰 장점이다. 다만 수면 상태로 진행하더라도 췌장에 자극이 가서 검사 뒤 췌장염이 생길 수 있어, 검사 후 복통이나 열이 나는지 의료진이 유심히 지켜본다.
그런데 담관이 좁아진 걸 눈으로 봤다고 해서 곧장 "암입니다"라고 못 박을 수는 없다. 결국 그 조직이 실제로 암세포인지 현미경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이게 바로 조직검사다. ERCP를 하는 김에 좁아진 담관 안쪽을 솔로 살살 긁어 세포를 모으는 방법(브러시 세포검사)을 쓰기도 하고, 작은 집게로 조직 조각을 떼어내기도 한다. 요즘은 가느다란 내시경을 담관 안으로 직접 넣어 병변을 보면서 떼는 방식도 쓰인다. 다만 담관은 워낙 좁고 깊은 곳이라 한 번에 충분한 세포가 안 잡히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조직검사가 음성으로 나와도 영상 소견이 강하게 암을 시사하면 검사를 다시 하거나 다른 방법을 더해 확인한다. 한 번 음성이라고 안심하긴 이르다는 뜻이다.
이 모든 과정이 짧으면 며칠, 길면 몇 주에 걸쳐 이어지다 보니 환자나 가족은 "도대체 결과가 언제 나오냐"며 마음이 타들어 간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하지만 담관암은 위치에 따라 치료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좁아진 곳이 간 쪽인지 췌장 가까운 쪽인지, 주변 혈관을 침범했는지를 꼼꼼히 따지는 이 시간이 사실은 치료 계획의 토대가 된다. 검사 일정이 더디게 느껴지면 담당 의료진에게 지금 어느 단계인지, 다음에 뭘 확인하려는 건지 그때그때 물어보는 편이 마음에 도움이 된다. 검사 사이에 황달이 심해지거나 열, 오한이 동반되면 미루지 말고 바로 알려야 한다.
여기 적은 내용은 담관암 진단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일반적인 설명일 뿐이고, 실제 검사 순서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니 자세한 건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