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다가 흰자위가 살짝 누렇다 싶을 때,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하고 넘기기 쉽다. 근데 간이나 담도, 췌장 쪽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작은 변화가 꽤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빌리루빈이라는 노란 색소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면 피부와 눈 흰자가 노랗게 물드는데, 이게 바로 황달이다. 담즙이 흐르는 길이 막혔거나 간 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치료 중에 새로 생긴 황달은 한 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황달은 눈만 봐서는 놓치기 쉽다. 그래서 같이 살펴보면 좋은 게 몇 가지 있다. 소변 색이 진한 갈색, 거의 콜라색처럼 변하거나, 반대로 대변이 회백색으로 옅어지는 변화가 대표적이다. 담즙이 장으로 못 내려가면 변에 색이 빠지고, 대신 빌리루빈이 콩팥으로 돌아 소변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몸이 가렵다든가,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거나 입맛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 겹친다면 그냥 컨디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막상 본인은 잘 못 느끼는 경우도 있으니 가족이 옆에서 "너 눈 좀 노란 거 같은데" 하고 알려주는 게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그럼 언제 병원에 연락해야 할까. 우선 눈이나 피부가 노래지는 게 처음 보였다면, 그게 아주 옅어 보여도 다음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는 편이 낫다. 특히 38도가 넘는 열이 같이 나거나, 오한이 들면서 몸이 덜덜 떨린다면 이건 담도에 염증이 생긴 응급 상황일 수 있어서 망설일 이유가 없다. 윗배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토하느라 약도 물도 넘기지 못하는 상태, 평소와 다르게 정신이 멍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변화가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로 전화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이런 신호 앞에서는 일찍 묻는 쪽이 거의 항상 옳다.

연락하기 전에 메모를 해두면 통화가 한결 수월해진다. 노란 기가 언제부터 보였는지, 소변과 대변 색은 어떤지, 열이 났다면 몇 도였고 언제 쟀는지, 통증이 있다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짧게 적어두자. 먹고 있는 약 목록이나 최근 받은 치료 날짜도 함께 정리해두면 의료진이 상황을 빨리 파악한다. 가능하면 매일 비슷한 시간에 눈 사진을 자연광에서 찍어두는 것도 변화를 비교하는 데 유용하다. 형광등 아래선 색이 왜곡되니 창가 햇빛이 좋다.

황달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큰일이 난 건 아니다. 원인을 찾아 막힌 담도를 뚫어주거나 약을 조정하면 다시 가라앉는 경우도 많다. 다만 그 원인을 빨리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 혼자 인터넷을 뒤지며 며칠 버티는 것보다 한 통 전화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훨씬 든든하다. 평소에 응급 연락처를 냉장고나 휴대폰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두면, 정작 당황스러운 순간에 허둥대지 않는다.

이 글은 증상을 이해하는 데 참고하시라고 정리한 것이고, 실제 판단과 치료는 꼭 담당 의료진과 함께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