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진단을 받고 치료 방법을 의논하다 보면 '색전술'이라는 낯선 단어를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식 이름은 경동맥화학색전술, 영어 약자로 TACE라고 부른다. 수술도 아니고 항암주사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치료라 처음에는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원리는 이렇다. 간에 생긴 암 덩어리는 대부분 간동맥이라는 혈관에서 피를 받아 자란다. 색전술은 이 혈관을 통해 항암제를 종양 바로 앞까지 가져다 부은 다음, 그 혈관 입구를 작은 알갱이로 막아버리는 치료다. 약은 종양에 농축되고, 영양 공급선은 끊긴다. 굶기면서 동시에 약으로 때리는 셈이다. 다리 쪽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넣어 간까지 밀어 올리기 때문에 배를 가르지 않는다.

주로 어떤 경우에 권하느냐 하면, 종양이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군데 퍼져 있어 한 번에 떼어내기 어렵거나, 수술이나 고주파 시술을 받기에는 위치나 개수가 애매할 때다. 간 기능이 어느 정도 받쳐주면서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심하지 않은 상태가 보통의 대상이 된다. 한 번으로 끝나기보다 영상 검사로 반응을 보면서 필요하면 몇 차례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뒤에 흔히 겪는 것이 이른바 색전후증후군이다. 막힌 종양 조직이 죽어가는 과정에서 며칠간 열이 나고,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게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 입맛이 떨어진다. 대부분 진통제와 수액으로 버티면 일주일 안팎에 가라앉는다. 무서운 합병증은 아니지만, 미리 알고 있으면 당황하지 않는다.

기대할 수 있는 결과는 종양을 작게 만들거나 더 자라지 못하게 눌러두는 것이다. 완전히 없애는 치료라기보다,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간을 최대한 오래 쓰게 해주는 쪽에 가깝다. 운이 좋으면 색전술로 종양을 줄여둔 사이에 수술이나 이식 같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발판이 되기도 한다.

치료 효과는 한 달쯤 뒤 CT나 MRI로 확인한다. 종양에 약이 잘 머물러 죽은 부분이 보이는지, 새로 생긴 곳은 없는지를 본다. 결과에 따라 같은 치료를 반복할지, 다른 방법으로 바꿀지 의료진과 상의하게 된다. 한 번의 색전술 결과만으로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으니, 길게 보고 차분히 따라가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쉽게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