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 물이 고이는 것을 복수(ascites)라고 하고, 바늘이나 가는 관을 넣어 그 물을 빼내는 시술을 복수천자(paracentesis)라고 부릅니다. 대개 초음파로 장과 혈관을 피한 자리를 먼저 정하고, 피부를 소독한 뒤 국소마취를 하고 바늘을 넣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곳에서 받아도 어떤 날은 거의 아프지 않고 어떤 날은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것이 '시술자 실력 차이' 하나로만 설명되지 않는 이유는, 천자의 통증이 서로 다른 네 가지 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바늘이 지나가는 복벽의 자리입니다. 배 앞쪽에는 근육과 그 사이를 지나는 신경, 혈관이 층층이 놓여 있고, 이전에 수술을 받았다면 흉터와 유착이 더해집니다. 국소마취(local anesthesia)는 피부와 피하까지는 잘 퍼지지만 복막(peritoneum)에는 덜 닿는 편이어서, 바늘 끝이 복막을 통과하는 순간의 감각은 마취를 충분히 해도 남을 수 있습니다. 매번 조금씩 다른 지점을 고르게 되므로 통증의 성격도 매번 달라집니다.

둘째는 물이 빠지면서 생기는 복막 자극입니다. 복수가 넉넉할 때는 바늘 끝과 장기 사이에 물이라는 완충층이 있지만, 물이 줄어들면 복막과 장이 관 끝에 가까워지면서 당기거나 쑤시는 느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유착 때문에 복수가 여러 칸으로 나뉜 경우(구획화, loculated ascites)에는 한 칸만 비워지기 때문에 통증은 큰데 나오는 양은 적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빼는 양과 속도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빼면 혈액량과 혈압이 흔들리는 변화(대량 배액 후 순환 장애)가 올 수 있어, 원인과 몸 상태에 따라 알부민(albumin)을 함께 투여하기도 합니다. 다만 천천히 뺀다고 해서 통증이 늘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속도보다 바늘의 자리, 복수의 성상(맑은지, 피가 섞였는지, 끈적한지), 배가 그날 얼마나 팽팽했는지가 느낌을 더 좌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넷째는 시술이 끝난 뒤에 남는 통증입니다. 하루 이틀 뻐근한 것은 흔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멍든 것처럼 아프다면 복벽 혈종(복벽 안 출혈), 천자 부위에서 복수가 새는 누출, 감염, 그리고 원래 병의 진행이 서로 다른 갈래로 놓입니다. 특히 열이나 오한, 배 전체가 딱딱해지고 눌렀다 뗄 때 더 아픈 반동압통, 가스와 배변이 멈추는 느낌, 어지럽고 소변량이 줄어드는 변화, 천자 자리가 붉게 부풀거나 진물·피가 계속 나오는 경우는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진료가 필요한 신호로 봅니다. 복수가 고인 몸에서는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BP, spontaneous bacterial peritonitis)이 뚜렷한 열 없이 시작되기도 하므로, '지난번에도 아팠으니까'로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양은 덜 나왔는데 배는 더 불렀다'는 경험도 한 가지 이유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관이 막히거나 장에 눌려 흐름이 끊긴 경우, 복수가 구획으로 나뉜 경우, 물이 아니라 장의 팽만이나 덩어리·부종이 배를 밀어 올린 경우가 모두 가능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뺐는가'만이 아니라 '그날 배둘레와 몸무게가 얼마였는가'를 함께 적어 두면 다음 진료에서 판단할 근거가 늘어납니다.

반복 천자만이 유일한 방법도 아닙니다. 원인이 간질환인지 암성 복수(malignant ascites)인지에 따라 염분·수분 조절과 이뇨제 용량 조정, 알부민 병행, 복강 내 유치 카테터(반복해서 찌르는 대신 관을 두고 조금씩 빼는 방식), 원인 치료의 변경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병원을 옮겨 볼 생각이라면 '어디가 안 아픈가'를 묻기보다 '초음파 유도로 하는지, 누가 시행하는지, 바늘과 관의 종류는 무엇인지, 알부민을 함께 쓰는지, 유치 카테터가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제 차이에 더 가깝습니다.

다음 천자를 예약하기 전에 종이 한 장에 순서대로 적어 두면 진료실에서 설명이 짧아집니다. ① 날짜와 뺀 양, 걸린 시간 ② 통증이 온 시점 — 바늘이 들어갈 때인지, 물이 빠지는 도중인지, 끝난 뒤인지 ③ 통증의 세기를 0~10으로, 시술 뒤 며칠째까지 남았는지 ④ 그날의 배둘레와 몸무게, 다음 날 몸무게 ⑤ 나온 물의 색과 맑기 ⑥ 알부민이나 이뇨제를 함께 썼는지, 용량이 바뀌었는지 ⑦ 소변량과 체온, 천자 자리의 상태 ⑧ 시술 전후로 새로 시작했거나 끊은 약. 같은 항목을 두세 번만 모아도 '이번만 유독 아팠던 이유'가 어느 축에 놓이는지 훨씬 또렷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이나 배액량의 변화, 발열처럼 걱정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