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끝나고 병실로 올라온 뒤, 몸을 가장 먼저 흔드는 것이 통증이 아니라 소리일 때가 있습니다. 옆 침대에서 흘러나오는 영상 소리, 스피커폰으로 길게 이어지는 통화,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보호자들의 대화 같은 것들입니다. 회복 중인 몸에서 이런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은 예민한 성격 탓만은 아닙니다. 수술 뒤에는 통증, 진통제, 낯선 환경, 잦은 처치가 겹치면서 잠이 여러 조각으로 끊어지고, 조각난 잠은 같은 통증을 더 크게 느끼게 만들며, 커진 통증은 다시 잠을 방해합니다. 소음이 회복과 무관한 '기분 문제'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병실 소음을 한 덩어리로 뭉뚱그리면 해결책도 '참거나 싸우거나' 둘뿐인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성격이 다른 네 갈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마음먹으면 줄일 수 있는 소리입니다. 영상과 음악의 볼륨, 스피커폰 통화, 늦은 시간의 면회와 대화, 휴대전화 알림음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소리입니다. 코골이, 통증으로 나오는 신음, 수액 펌프 알람, 야간 활력징후 측정과 처치가 그렇습니다. 셋째는 소리 자체가 아니라 듣는 쪽의 상태에서 오는 부분입니다. 통증 조절이 덜 된 상태, 일부 스테로이드나 항구토제, 불안과 각성은 소리에 대한 역치를 낮춥니다. 넷째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다인실의 침대 간격, 출입문·화장실과의 거리, 복도 쪽 자리인지에 따라 같은 소리도 다르게 도착합니다.

이렇게 나누면 어디에 힘을 쓸지가 분명해집니다. 첫째는 요청으로 바뀔 수 있는 영역, 둘째는 요청해도 바뀌지 않으니 내 쪽의 차단 도구가 필요한 영역, 셋째는 의료진과 상의할 영역, 넷째는 자리를 옮기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조절 가능한 소음을 두고 곧바로 옆 침대와 부딪히는 대화를 시작하면 남은 입원 기간이 서로에게 불편해집니다. 대부분의 병동에는 소등 시간과 면회 규정, 병실 생활 안내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먼저 간호사실에 어떤 소리가 어느 시간대에 이어지는지 짧게 알리고, 병동 규정을 근거로 안내해 달라고 부탁하는 편이 감정 소모가 적습니다. 그래도 반복된다면 날짜와 시간, 지속 시간만 간단히 적어 두었다가 수간호사나 병동 담당자에게 전달합니다. 직접 이야기하게 될 때는 상대의 태도를 지적하기보다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밤에 잠을 자기가 어렵습니다'처럼 내 상태를 앞에 두는 편이 대화가 덜 부딪힙니다.

동시에 내 쪽에서 준비할 것도 있습니다. 귀마개와 안대는 보호자 편으로 미리 챙겨 두면 첫날 밤부터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안내 방송이나 간호사의 호출을 놓치지 않도록 귀마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담당 간호사에게 알려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낮에는 커튼을 열어 빛을 충분히 쬐고 허용되는 범위에서 복도를 걸으며 낮잠은 짧게 끊는 것이 밤잠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취침 전 진통제 시간을 밤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지, 잠을 깨우는 수액이나 검사 일정을 낮으로 옮길 수 있는지는 회진 때 물어볼 수 있는 항목입니다. 늦은 시간의 카페인과 밝은 화면도 스스로 줄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참고 넘길 문제와 알려야 할 문제를 가르는 기준도 있습니다. 이틀 이상 거의 잠들지 못하는 경우, 밤에 시간이나 장소가 헷갈리고 없는 것이 보이거나 평소와 다른 말과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잡히지 않아 누울 수 없는 경우는 병실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 뒤 고령 환자에게서 밤에 심해지는 혼동은 섬망(delirium)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고, 수면 부족과 통증, 탈수, 약물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이런 변화는 곁에 있는 보호자가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밤에 관찰한 내용을 덧붙이지 말고 그대로 의료진에게 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서로의 사정입니다. 코골이와 신음, 밤중의 처치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옆자리 보호자 역시 며칠째 잠을 못 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요청이 계속 부딪힌다면 병실 이동이나 상급 병실 대기 등록이 가능한지 병동과 원무과에 확인해 볼 수 있고, 퇴원 뒤 어디에서 회복할지에 대한 상의를 조금 앞당겨 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통증 조절, 수면 관련 약물, 병실 이동 등 개인의 상황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