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직장암 치료를 마치고 몇 해가 지난 뒤 정기 검사에서 간에 병변 하나가 보인다는 말을 듣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대개 '수술이 나은가, 고주파열치료가 나은가'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런데 실제 진료실에서 이 두 갈래는 '무엇이 더 좋은 치료인가'라는 순위로 정해지기보다, 병변의 크기와 위치, 개수, 남는 간의 양과 기능, 그리고 지금까지 받아 온 치료의 이력이라는 서로 다른 축을 하나씩 통과하면서 정해집니다. 축을 알고 들어가면, 설명을 듣는 자리가 훨씬 덜 막막해집니다.

먼저 두 방법이 실제로 하는 일이 다릅니다. 간절제술은 병변과 그 둘레의 간 조직을 함께 떼어내는 방식이라, 떼어낸 조직을 현미경으로 확인해 절제면에 암세포가 남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주파열치료(RFA, radiofrequency ablation)나 마이크로파열치료(MWA)는 피부를 통해 가는 바늘을 병변에 꽂아 열로 태워 없애는 방식으로, 배를 크게 열지 않고 간 조직을 많이 남길 수 있지만 조직을 얻지는 못하고 '충분히 다 태워졌는가'를 영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 밖에 몸 밖에서 좁은 범위에 고선량을 주는 체부정위방사선치료(SBRT) 같은 국소치료가 함께 검토되기도 합니다.

크기와 위치는 가장 먼저 걸리는 축입니다. 열로 태우는 치료는 병변이 작을수록, 특히 3cm보다 작을 때 완전히 괴사시킬 확률이 높아지고, 병변 둘레로 몇 mm의 안전 여유를 함께 태울 수 있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굵은 혈관에 바짝 붙어 있으면 흐르는 피가 열을 씻어 가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을 수 있고, 담관·담낭·위장관·횡격막 가까이 있으면 주변 장기 손상을 피하기 위해 접근 자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 시술은 초음파나 CT로 병변을 보면서 바늘을 넣는 만큼, 그 영상에서 병변이 또렷하게 보이는지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조건입니다.

개수와 분포, 그리고 남는 간의 사정도 함께 놓입니다. 병변이 하나인지 여럿인지, 한쪽 엽에 모여 있는지 양쪽에 흩어져 있는지에 따라 떼어낼 범위가 달라지고, 절제 후 남는 간의 부피와 기능이 버틸 수 있어야 수술이 성립합니다. 항암치료를 오래 받은 간은 지방간이나 혈관 변화가 생겨 있을 수 있고, 이전 복부 수술로 인한 유착, 나이와 심폐 기능, 복용 중인 항응고제 같은 조건도 마취와 회복의 무게를 바꿉니다. 간 외에 다른 곳에 병변이 없는지, 원발 부위는 조절되어 있는지, 첫 치료 이후 재발까지 걸린 기간이 얼마나 긴지도 치료 강도를 정하는 데 함께 고려되는 항목입니다.

'고주파는 재발이 잘 된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여기서의 재발은 태운 자리 가장자리에서 다시 자라는 국소 재발과, 간의 다른 부위나 몸의 다른 곳에 새로 생기는 병변을 함께 뭉뜽그려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서로 다른 축입니다. 국소 재발은 크기가 작고 위치가 좋을수록 줄어들고, 간의 다른 부위에 새로 생기는 문제는 수술을 받아도 적지 않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한 번에 끝나는 방법'을 고른다기보다, 간 조직을 얼마나 아껴 두어야 나중에 또 치료할 여지가 남는지, 이번 치료가 실패하면 다음에 쓸 카드가 무엇인지를 함께 놓고 배치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소작술은 반복해서 시행하기가 비교적 수월하고, 수술은 조직 확인과 넓은 여유 확보에 강점이 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는 순서를 정해 두면 좋습니다. 첫째, 영상입니다. 간 전용 조영제를 쓴 MRI나 PET-CT까지 확인했는지, 보이는 병변이 정말 하나인지 물어보시고 이전 병원 영상은 CD로 챙깁니다. 둘째, 기록입니다. 이전 수술 기록지와 병리보고서, 항암 약제와 누적 횟수, CEA 같은 종양표지자의 시간에 따른 변화, 최근 간 기능 수치를 한 장에 정리합니다. 셋째, 약입니다. 항응고제·혈압약·당뇨약·건강기능식품 목록을 적어 갑니다. 넷째, 질문입니다. '내 병변에서 절제와 소작을 가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수술이라면 남는 간이 충분한지, 복강경이나 로봇 접근이 가능한지', '소작이라면 어떤 영상으로 유도하고 안전 여유를 얼마나 두는지', '이번 치료가 듣지 않으면 다음 선택은 무엇인지', '수술 전후로 항암을 넣을지'를 순서대로 물으면 답이 흩어지지 않습니다. 다섯째, 일정입니다. 두 방법은 입원 기간과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다르므로, 직장·간병·이동 문제를 미리 계산해 두면 결정이 현실적으로 바뀝니다.

마지막으로, 이 결정은 혼자 고르는 것이 아니라 외과·종양내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가 함께 보는 다학제 진료에서 정리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완치를 보장한다'거나 '재발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대신 내 병변이 어떤 축에서 어떻게 판정되었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이후의 추적 검사 일정과 다음 단계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환자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 권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태에 맞는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