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받는 동안 체중이 몇 kg씩 빠지면, 보호자의 검색은 대개 '무엇을 먹여야 하나'에서 시작해 '어떤 기름이 더 좋은가'로 좁혀집니다. 버터냐 기(ghee)버터냐, 우유가 몸에 해롭지는 않은가, 책에서 본 케톤식(ketogenic diet)을 따라 해도 되는가 하는 질문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도 이 지점입니다. 다만 순서를 뒤집어 보면 실마리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지방의 '종류'가 체중을 좌우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고, 대부분은 하루 총열량과 단백질이 채워지지 않아서, 또는 먹는 일을 방해하는 증상이 남아 있어서 빠지기 때문입니다.
1. 7kg이라는 숫자가 먼저 묻는 것
치료 중 체중 감소는 그 자체로 확인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입안이 헐어서(구내염) 삼키기 어려운지, 메스꺼움이나 미각 변화로 밥 냄새가 견디기 힘든지, 설사나 변비가 있는지, 위·췌장·담도 수술을 받아 소화 자체가 달라졌는지에 따라 해야 할 일이 완전히 갈립니다. 증상이 원인일 때는 버터를 얹는 것보다 그 증상을 조절하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진료 때 임상영양사 상담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정제'라는 말이 주는 인상과, 기버터가 실제로 덜어내는 것
기버터는 버터를 가열해 수분과 유청단백질, 유당(lactose)을 걷어낸 정제버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제'는 정제 곡물이나 정제 설탕처럼 영양소를 깎아낸다는 뜻이 아니라, 물과 단백질을 분리해 유지방만 남긴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유당불내증이 있거나 유단백에 민감한 분에게는 오히려 편할 수 있고, 수분이 적어 상온 보관과 높은 온도의 조리에 유리한 편입니다. 반대로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은 일반 버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두 제품 사이의 차이는 '건강에 좋고 나쁨'이라기보다 소화 편의와 조리 특성의 차이에 가깝고, 어느 쪽을 고르든 체중 회복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3. '우유가 암을 유발한다'는 말이 놓인 자리
유제품과 암의 관계는 연구마다 방향이 엇갈립니다. 대장암에서는 유제품·칼슘 섭취가 위험을 낮추는 쪽으로 보고된 자료가 여럿이고, 반대로 일부 연구에서는 매우 많은 양의 섭취와 특정 암 사이의 신호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찰 연구는 '먹으면 암이 생긴다'는 인과를 증명하지 못하며, 무엇보다 이미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사람에게 유제품이 재발을 늘린다는 근거는 확립돼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치료 중에 더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유당으로 인한 설사·복부 팽만, 그리고 백혈구가 낮은 시기에 살균하지 않은 유제품을 먹는 상황 쪽입니다.
4. 책에서 본 케톤식을 그대로 옮기기 전에
탄수화물을 크게 줄이고 지방 비중을 높이는 식단은 실험실과 동물 연구, 일부 소규모 임상시험 단계에서 연구가 이어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그러나 표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생존율이나 재발을 개선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체중과 근육이 빠지고 있는 상태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범위를 좁히면, 총열량이 더 줄어 회복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당뇨약이나 인슐린을 쓰는 경우, 췌장·담도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저혈당이나 지방변 같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책의 방식을 시도하고 싶다면 시작하기 전에 주치의·영양팀과 함께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지방으로 열량을 올릴 때의 현실적인 순서
한 끼를 크게 늘리기보다 하루 5~6회로 나누고, 죽·수프·으깬 감자·나물처럼 이미 드시던 음식에 버터나 기름을 한 숟갈씩 얹는 방식이 부담이 적습니다. 버터 한 종류에 몰아주기보다 올리브유·들기름·견과류 가루처럼 종류를 나누면 물리는 것도 줄어듭니다. 여기서 빠뜨리기 쉬운 것이 단백질입니다. 지방만 늘리면 체중 숫자는 조금 올라도 근육은 계속 빠질 수 있으므로, 계란·두부·생선·살코기·유청 단백 보충식 등을 끼니마다 함께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을 늘린 뒤 설사가 잦아지거나 변이 물 위에 뜨고 기름져 보인다면 소화효소나 담즙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양을 늘리는 대신 진료 때 알리시는 편이 낫습니다.
6. 진료실에 가져갈 눈금
같은 저울로 같은 시간에 잰 주 1~2회 체중, 하루에 실제로 드신 양(그릇 수준으로 적어도 충분합니다), 설사 횟수와 모양, 식사를 방해하는 증상, 지금 드시는 영양보조식품과 그 양. 이 다섯 가지만 정리해 가도 '무슨 기름이 좋은가'보다 훨씬 구체적인 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치료 중 식단 변경, 체중 감소, 영양보조식품 사용은 반드시 주치의·임상영양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