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에 첫 주사를 맞고 사흘이 지나도록 수저를 거의 들지 못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곁을 지키는 사람의 마음이 먼저 급해집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그래도 수액이 들어가고 있으니 덜 불안했는데, 퇴원해 집으로 오면 그 줄마저 없어져 '이대로 굶으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하루 종일 따라다닙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얼마나 드시게 할까'가 아니라, '지금 못 드시는 이유가 무엇이고, 어디까지가 기다려도 되는 범위인가'입니다.

항암치료 뒤 입맛이 사라지는 데에는 대개 한 가지 원인만 있지 않습니다. 약 자체로 인한 구역감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고, 음식에서 쇠맛이나 종이 맛이 난다고 느끼는 미각 변화, 침이 줄어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 함께 쓴 제토제나 진통제로 인한 변비, 하루의 대부분을 눕게 만드는 피로가 겹치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를 며칠 함께 쓰는 처방에서는 그 약을 끊는 시점에 기운과 식욕이 함께 내려앉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먹어야 산다'는 압박과 불안이 더해지면, 밥상 앞에 앉는 일 자체가 부담이 되어 먹는 양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돌아오는 시간은 사람마다, 약제마다, 회차마다 다릅니다. 다만 많은 경우 주사 직후 며칠이 가장 힘들고 그 뒤로 조금씩 풀리는 흐름을 보이며, 다음 주기가 시작되기 전에 어느 정도 회복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회차가 쌓이면서 회복이 더디어지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첫 주기는 '정상 여부를 판정하는 시험'이 아니라 '우리 몸의 패턴을 기록해 두는 첫 관찰'로 보는 편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몇째 날에 가장 못 드셨는지, 며칠째부터 물이라도 넘기셨는지를 적어 두면 다음 주기에 미리 준비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권할지 말지를 두고 헤매실 때는, 판단 기준을 '먹은 밥의 양'에서 '수분과 체중'으로 옮겨 보시길 권합니다. 며칠 동안 밥을 거의 못 드셔도 물·국물·영양음료로 수분과 최소한의 열량이 들어가고 있다면 조금 더 기다려 볼 여지가 있지만, 마시는 것조차 하루 이상 거의 못 하고 있다면 그것은 기다림의 영역이 아닙니다. 집에서 볼 수 있는 눈금은 소변 횟수와 색(하루 종일 소변이 두세 번뿐이거나 진한 색), 체중(같은 시각·같은 옷차림으로 이틀에 한 번), 그리고 일어설 때의 어지러움입니다.

먹는 방법도 조금 바꿔 볼 수 있습니다. 한 상 가득 차린 정식보다 두세 시간 간격으로 소량씩 나누는 편이 부담이 적고, 냄새가 강한 뜨거운 음식보다 상온이나 약간 차가운 음식이 구역감을 덜 자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한 입에 열량이 더 담기도록 죽에 달걀이나 참기름을 더하는 식의 방법, 식사 전 물로 입을 헹궈 입안을 정리하는 방법, 쇠맛이 강할 때 금속 수저 대신 플라스틱 수저를 써 보는 방법이 흔히 권해집니다. 처방받은 제토제가 있다면 '메스꺼울 때만'이 아니라 안내받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쓰는 것이 원칙인지 확인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권하는 말의 방식도 섭취량에 영향을 줍니다. '한 그릇 다 드셔야 해요' 대신 '지금은 두 숟가락만, 한 시간 뒤에 다시'처럼 목표를 잘게 쪼개고, 무엇을 드실지 두세 가지 중에서 고르시게 하면 통제감이 생깁니다. 실패한 끼니를 두고 서로 미안해하지 않기로 미리 약속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식사를 둘러싼 갈등은 대개 먹는 양을 늘리지 못하고, 두 사람 모두를 지치게 만듭니다.

다음 신호가 보이면 다음 외래를 기다리지 말고 치료받는 병원의 안내 번호로 연락하시길 권합니다. 24시간 이상 물조차 거의 넘기지 못할 때, 구토가 반복되어 약도 삼키지 못할 때, 소변이 눈에 띄게 줄거나 하루 이상 거의 나오지 않을 때, 일주일 사이 체중이 뚜렷하게 빠질 때, 38도 이상의 열이나 오한이 있을 때(항암 후 발열은 응급 상황으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복통이나 배변·가스가 멈춘 느낌, 삼킬 때의 통증이 있을 때입니다.

덧붙여, 흔히 '영양제'라고 부르는 수액에 대한 기대는 조금 조정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포도당·생리식염수 수액은 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며,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대신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정맥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치료는 별도의 적응증과 관리가 필요해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며칠 힘드셨다면, 다음 진료 때 '며칠째 무엇을 얼마나 드셨는지, 구역이 심한 시간대는 언제였는지, 체중은 어떻게 변했는지'를 세 줄로 정리해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 기록이 있어야 제토제 조합 변경, 식욕과 관련된 약의 사용 여부, 영양팀 상담, 수액 처방 같은 다음 선택을 함께 의논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사용 중인 항암제와 동반 질환, 검사 결과에 따라 적용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판단과 조치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