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길어지면 밥상이 자연스럽게 시원한 한 그릇으로 기울어집니다. 콩국수, 냉면, 채소 짬뽕, 샤브샤브 뒤의 칼국수처럼 목 넘김이 편한 음식은 입맛이 없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매 끼니를 부지런히 차렸는데도 체중계 숫자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내려가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문제는 대개 정성이 아니라 '그릇의 구성'에 있습니다.
국수류는 부피가 크고 수분이 많아 배는 금방 부르지만, 같은 포만감에 비해 열량과 단백질은 생각보다 적게 들어옵니다. 국물을 먼저 많이 마시면 건더기를 남기게 되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중에는 식욕 저하·미각 변화·구내염 때문에 한 번에 먹는 양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 결과 '하루 세 끼를 다 먹었는데도 몸무게는 빠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채식 위주 식단이라도 단백질을 채울 자리는 충분히 있습니다. 두부와 콩물, 낫토·된장 같은 발효콩, 렌틸콩·병아리콩, 두유, 견과와 들깨가루, 달걀을 드신다면 달걀까지 — 한 끼마다 '단백질 급원을 한 가지 이상 얹는다'는 단순한 규칙만으로도 하루 총량이 달라집니다. 필요한 단백질 양은 체중과 신장·간 기능, 치료 단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목표량은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팀과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열량을 올릴 때는 '양을 늘리기'보다 '밀도를 올리기'가 현실적입니다. 같은 한 그릇에 들기름이나 참기름 한 숟갈, 견과·들깨가루, 두부나 달걀을 얹으면 먹는 부피는 그대로인데 열량은 올라갑니다. 국물은 절반쯤 남기고 건더기를 먼저 먹는 순서, 식사 30분 전에는 물이나 차로 배를 채우지 않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한 번에 많이 못 드시면 하루 3끼 대신 5~6회로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여름에는 위생이 영양만큼 중요합니다.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두는 시간은 2시간 이내, 기온이 32도를 넘는 날에는 1시간 이내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 권고입니다. 콩물·달걀 요리·잡곡밥은 특히 빨리 식혀 냉장하고, 다시 먹을 때는 미지근하게가 아니라 김이 오를 정도로 데웁니다. 텃밭 채소는 흙과 거름에 닿아 있었으므로 잎을 낱장으로 떼어 흐르는 물에 씻고, 생채소용 도마와 칼은 다른 재료와 분리해 씁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항암치료로 백혈구(특히 호중구, neutrophil)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생채소·발효식품·덜 익힌 달걀에 대해 병원마다 권고가 다릅니다. 어떤 곳은 세척 후 허용하고, 어떤 곳은 그 기간만 익힌 음식으로 제한합니다. 낫토나 생쌈채소를 자주 드린다면 지금 시기에 괜찮은지 담당 팀에 한 번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흐름을 읽으려면 기록이 필요합니다. 주 2회, 같은 시간·같은 옷차림으로 체중을 재고, 2주 사이 2% 이상 또는 한 달에 5% 이상 줄었다면 다음 진료에서 반드시 말씀하세요. 실제로 먹은 양을 3일만 적어 가도 '무엇이 부족한지'가 훨씬 빨리 정리됩니다. 진료 때는 영양집중지원팀 상담이 가능한지, 경구영양보충제를 더하는 것이 좋은지, 신장·간 기능상 제한할 것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치료 단계와 검사 결과에 따라 권고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식단 변경이나 보충제 사용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 및 영양팀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