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몇 차례 받다 보면 몸의 변화가 손끝과 발끝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바닥과 발바닥이 붉어지고 화끈거리며 갈라지는 손발증후군(hand-foot syndrome, 수족증후군)은 카페시타빈 같은 먹는 항암제나 일부 주사 항암제에서 비교적 자주 보고되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이때 영향을 받는 곳은 피부만이 아닙니다. 손톱과 발톱을 만들어내는 조갑기질(nail matrix)도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조직이어서, 빠르게 자라는 세포를 겨냥하는 약의 영향을 함께 받습니다.
대표적인 변화가 손발톱이 바닥에서 들뜨는 조갑박리(onycholysis)입니다. 손톱 밑이 하얗게 비치거나, 가로로 파인 줄(보우선, Beau's line)이 생기거나, 색이 누렇게·검게 변하거나, 손발톱 주변 살이 붓고 아픈 조갑주위염(paronychia)이 함께 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시차입니다. 손톱은 한 달에 약 3mm, 발톱은 약 1mm 정도로 천천히 자랍니다. 그래서 지금 눈에 보이는 손상은 이번 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몇 주에서 몇 달 전 치료가 남긴 흔적일 수 있고, 반대로 약을 조절한 뒤에도 한동안은 상태가 나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서 발톱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운동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이미 약해진 발톱에 신발과의 마찰·압력이 반복적으로 더해지면서 들뜬 부분이 넓어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걷기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발에 실리는 압력을 바꾸는 것'입니다. 앞볼이 넉넉하고 발가락이 눌리지 않는 신발, 반 사이즈 여유, 솔기가 적은 면 양말, 내리막·급정지처럼 발톱이 앞으로 밀리는 동작 줄이기, 한 번에 오래 걷기보다 짧게 나눠 걷기 같은 조정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실내에서 하는 앉아서 다리 들기, 제자리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총 활동량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들뜬 발톱이 통증을 일으키거나 계속 걸리적거려 병원에서 제거하기도 합니다. 제거 자체는 드물지 않은 처치이고, 오히려 신발에 닿는 자극이 사라져 편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항암치료 중에는 상처가 아무는 속도와 감염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항생제를 바로 쓸지, 소독과 드레싱으로 관리하며 지켜볼지는 상처 상태, 혈액 수치(특히 호중구), 복용 중인 약, 당뇨 같은 기저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담당 의료진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항암 주치의에게 '발톱을 제거했다'는 사실을 알려 두면, 다음 주기 일정이나 용량을 정할 때 참고가 됩니다.
집에서는 다음을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발톱은 짧게, 파고들지 않도록 일자로 자르기. 뜨거운 물에 오래 담그거나 사우나·족욕을 오래 하지 않기. 씻은 뒤에는 잘 말리고 발가락 사이까지 물기를 없앤 다음 보습제 바르기. 인조손톱·네일 시술·굳은살 깎기 같은 자극은 치료 기간에는 피하기. 매일 한 번은 밝은 곳에서 양쪽 발을 직접 살펴보기(감각이 둔해져 있으면 통증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바로 연락해야 하는 신호도 정해 두세요. 38도 이상의 발열이나 오한, 상처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냄새가 날 때, 붉은 기운이 발가락을 넘어 번질 때, 욱신거리는 통증이 점점 심해질 때, 발이 갑자기 붓거나 검게 변할 때는 다음 외래를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알려야 합니다. 특히 항암 주사 후 백혈구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작은 상처도 빠르게 번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발증후군과 손발톱 변화는 정도에 따라 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며, 그 결과 휴약기를 늘리거나 용량을 줄이는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오래 이어가기 위한 흔한 조정입니다. 반대로 힘들다는 이유로 스스로 약을 건너뛰거나 줄이는 것은 위험하므로, 증상이 생긴 날짜와 정도를 간단히 기록해 진료 때 보여 주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증상의 원인과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