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을 받고 본격적인 치료를 앞두면, 가족과 환자 모두 '지금 무엇이라도 해서 몸을 만들어 두고 싶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그 마음이 흔히 향하는 곳이 고용량 비타민제, 이른바 '메가도스'입니다. 특히 하루 3,000mg 안팎의 비타민C(vitamin C)를 먹으며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려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보충제를 시작하거나 이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비타민C 같은 고용량 항산화제(antioxidant)가 항암·방사선치료와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일부 항암제와 방사선은 암세포 안에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를 늘려 세포를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강한 항산화제가 이 과정을 이론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종양내과 의료진이 치료 기간에 고용량 항산화 보충제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둘째, 고용량 비타민C 자체가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먹는 비타민C는 일정 양을 넘으면 흡수가 포화되어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용량을 무작정 올린다고 혈중 농도가 그만큼 오르지는 않습니다. 대신 설사·속쓰림 같은 위장 증상이 생기기 쉽고, 체질에 따라 신장결석 위험이 있으며, 콩팥 기능이 약하거나 특정 효소(G6PD)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직장암처럼 배변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 설사는 그 자체로 치료 일정과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항암 며칠 전까지 먹어도 되는지'가 궁금하실 텐데, 사실 정해진 하나의 날짜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먹고 있는 것을 모두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제품의 성분표나 포장을 진료실에 가져가 보여 주면, 치료 방식과 환자의 콩팥·간 상태, 다른 약과의 관계를 함께 보고 판단해 줄 수 있습니다.
기초 체력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은 매우 좋은 방향입니다. 실제로 치료 전 몸을 준비하는 과정을 '프리해빌리테이션(prehabilitation)'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근거가 비교적 뚜렷한 것은 한 가지 보충제가 아니라 생활 전반입니다.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챙긴 균형 잡힌 식사, 몸 상태에 맞춘 규칙적인 걷기나 가벼운 근력 운동, 금연, 빈혈이나 혈당 같은 다른 문제의 관리, 그리고 마음의 준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것들이 한 알의 고용량 비타민보다 치료를 견디는 힘에 더 꾸준히 보탬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보충제 복용 여부와 시기, 운동과 식사의 구체적인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