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주사를 마치고 퇴원한 그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손이나 몸에 발진·물집이 돋고 뒤이어 숨이 차거나 침 삼키기가 어려워지는 일이 드물게 생깁니다. 병동에 전화를 걸면 이미 퇴원 처리가 끝나 처방을 낼 수 없으니 응급실로 오시라는 답을 듣게 되는데, 야박하게 느껴져도 이는 입원 환자와 퇴원 환자의 진료 경로가 제도적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정말 중요한 것은 '조금 더 지켜볼까'를 혼자 판단하지 않는 일입니다.

과민반응은 주사 도중에만 오지 않습니다. 항암제나 함께 들어간 약에 대한 과민반응(hypersensitivity reaction)은 대개 주입 중이나 직후 수십 분 안에 나타나지만, 일부는 몇 시간에서 하루 뒤에 지연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탁산계(taxane), 백금계(platinum), 단클론항체 계열에서 비교적 잘 보고되며, 항생제·진통제·조영제·항구토제처럼 같은 날 함께 들어간 다른 약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사 맞을 때 아무 일 없었으니 이건 항암 때문이 아니겠지'라는 짐작은 안전한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피부 증상과 기도 증상은 무게가 다릅니다. 두드러기나 가려움만 있는 경우와 달리, 입술·혀·목이 붓는 혈관부종(angioedema)이나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는 기도를 좁힙니다. 침이 잘 넘어가지 않음, 목이 조이는 느낌, 목소리가 쉬거나 변함, 쌕쌕거리는 숨소리, 가슴 답답함, 어지럼·식은땀·의식이 흐려지는 느낌은 시간을 다투는 신호입니다. 이런 증상은 수 분에서 수십 분 사이에 빠르게 나빠질 수 있어, 집에 있는 약을 먹고 누워서 지켜보는 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기도 증상이 있으면 직접 운전해 가기보다 119를 부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발진의 모양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손가락에 잡히는 물집은 대상포진(herpes zoster)이나 단순포진일 수도 있고, 약물발진·접촉피부염일 수도 있습니다. 치료로 면역이 떨어진 시기에는 포진 감염도 흔해집니다. 다만 입안·눈·성기 점막이 헐거나, 발열과 함께 삼킬 때 아프거나, 피부가 넓게 벗겨지듯 아픈 경우에는 중증 약물이상반응 가능성이 있어 별도로 급하게 봐야 합니다. 병변은 시간대별로 사진을 남겨 두면 응급실과 다음 외래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응급실에서는 첫 문장이 중요합니다. 접수와 분류(triage) 단계에서 '항암 치료 중이고 오늘 퇴원했는데 숨쉬기와 침 삼키기가 힘들다'고 먼저 말하면, 중증도가 높게 분류되어 평가가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항암제 이름과 마지막 투여 날짜, 그날 함께 맞은 수액·항생제·진통제, 평소 복용 약과 알레르기 이력을 적어 가거나 항암 스케줄표를 챙기세요. 열이 함께 난다면 호중구감소성 발열 가능성도 있으니 그 사실도 같이 알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집에서 할 수 있는 것. 숨이 차면 눕기보다 상체를 세워 앉고, 목을 조이는 옷·단추를 풀고, 무리해서 물이나 음식을 삼키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상비해 둔 항히스타민제가 있더라도 기도 증상이 있을 때는 그 약만 믿고 기다리지 말고 이동을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은 증상이 시작된 시각과 변화 속도를 메모해 두면 좋습니다.

이번 일은 다음 치료의 자료가 됩니다. 응급실에서 좋아졌더라도 반드시 주치의에게 보고해 기록으로 남기세요. 원인 약이 좁혀지면 다음 주기부터 전처치(premedication) 추가, 주입 속도 조절, 탈감작 요법(desensitization), 약제 변경,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 처방 필요 여부 등을 상의할 수 있습니다. 또 퇴원 전에 야간·주말 연락처와 집에서 가까운 응급실을 미리 확인해 두면, 같은 상황이 반복될 때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대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실제 판단과 치료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