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서 병원에 가면, 폐를 감싼 얇은 두 겹의 막(흉막, pleura) 사이 공간에 물이 고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흉수(pleural effusion), 흔히 '가슴에 찬 물'이라고 부릅니다. 물이 폐를 눌러 숨을 방해하기 때문에, 증상이 있으면 그 물을 빼내어 편하게 해 주는 것이 치료의 한 축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가느다란 바늘이나 관을 흉막 공간에 넣어 물을 뽑아내는 '흉강천자(thoracentesis)'입니다. 물이 맑고 묽어 자유롭게 흐르는 상태라면, 이 방법만으로도 상당량을 어렵지 않게 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흉수는 물처럼 흐르지 않고 끈적하고 걸쭉합니다. 단백질과 섬유소(fibrin)가 많이 섞였거나, 염증·감염이 동반되었거나, 오래 고여 있던 경우에 이런 성질을 띠기 쉽습니다.
끈적한 액체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걸쭉한 액체는 가느다란 바늘 구멍을 잘 통과하지 못해 뽑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둘째, 섬유소가 막 사이에 실이나 그물처럼 엉겨 붙어 공간을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이렇게 '칸막이'가 생긴 상태를 분획성 흉수(loculated pleural effusion)라고 하는데, 한 자리에 바늘을 넣어도 다른 방에 갇힌 물까지는 닿지 못합니다. 손을 여러 번 바꾸고 여러 곳을 찔러도 시원하게 빠지지 않는 것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물의 성질과 구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접근 방법을 바꿉니다. 초음파(ultrasound)나 CT로 액체가 고인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가느다란 배액관(catheter)을 정확히 꽂아 두고 천천히 빼내거나, 조금 더 굵은 흉관(chest tube)을 넣어 지속적으로 배액하기도 합니다. 칸막이가 심하면 흉막 공간에 섬유소를 녹이는 약(섬유소용해제, fibrinolytics)을 넣어 방과 방 사이를 트는 방법을 쓰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흉강경(thoracoscopy) 같은 시술로 직접 정리하기도 합니다. 어떤 방법이 적절한지는 액체의 성질, 칸막이의 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런 처치는 영상의학과나 흉부외과의 협진, 실시간 영상 장비가 갖춰진 곳에서 더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니던 큰 병원(본원)으로 옮기라는 안내를 받는 것은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는 뜻이라기보다, 그곳의 장비와 전문 인력이 이 상황에 더 맞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옮기기 전에는 지금 숨이 얼마나 찬지, 산소포화도나 활력징후는 어떤지, 이동 중에 대비할 점은 없는지 의료진에게 확인해 두면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한편, 숨이 급격히 더 차오르거나 입술이 파래지고 식은땀이 나며 가슴 통증이 심해지면 지체 없이 응급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니, 실제 처치와 병원 이동, 약 사용에 관해서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