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를 받는 가족을 한동안 집에서 돌보게 되면, 가장 먼저 드는 걱정 중 하나가 '우리 집이 충분히 깨끗한가'입니다.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주어, 치료 주기 중 특정 시기에 백혈구(white blood cell), 특히 호중구(neutrophil)가 줄어드는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평소라면 문제되지 않던 세균이나 곰팡이에도 감염이 잘 생길 수 있어, 집안 환경을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무균실 같은 집'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가정은 병원 무균 병동이 아니며, 지나친 소독은 오히려 환자와 보호자의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피로만 키울 수 있습니다. 목표는 '눈에 보이게 깨끗하고, 손이 자주 닿는 곳이 규칙적으로 관리되는' 정도의 청결입니다. 강한 살균 스프레이 하나에 기대기보다, 자주 만지는 표면을 꾸준히 닦고 손위생을 철저히 하는 편이 실제 감염 예방에는 훨씬 효과적입니다.

문손잡이, 리모컨, 휴대폰, 수도꼭지, 변기와 세면대처럼 손이 자주 닿는 곳은 하루 한두 번 일반 세제나 소독티슈로 닦아 줍니다. 주방에서는 날음식과 익힌 음식의 도마·칼을 구분하고, 행주와 수세미는 자주 삶거나 교체합니다. 화장실은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환기하고 물기를 줄입니다. 침구는 자주 세탁하되 가능하면 뜨거운 물로 빨고 충분히 말리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감염을 막아 주지는 않으므로, 필터 청소와 주기적인 환기를 함께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가장 강력한 예방책은 '손씻기'와 '아픈 사람의 방문 자제'입니다. 집에 드나드는 가족과 방문객 모두 손을 자주 씻고, 감기나 장염 등 감염 증상이 있는 사람은 회복될 때까지 만남을 미루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려동물의 배변 처리는 환자가 직접 하지 않도록 하고, 흙·화분·생화는 곰팡이나 세균이 있을 수 있어 호중구가 크게 떨어지는 시기에는 잠시 치워 두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청소 업체를 반드시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청소가 필요하다면 환자가 집에 없는 시간에 미리 해 두고, 먼지가 가라앉은 뒤에 환자를 모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곰팡이가 심하거나 리모델링 등으로 먼지가 많은 상황이라면 전문 청소를 고려할 수 있고, 이때도 환자는 그 공간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마다 면역이 떨어지는 정도와 주의해야 할 수준이 다르므로, '어느 선까지 조심해야 하는지'는 담당 의료진에게 개인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감염 예방의 수준, 열이 날 때의 대처, 구체적인 청소 방법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