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여러 번 겪은 분도, 전혀 다른 종류의 수술을 앞두면 새삼 두려움이 밀려올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신마취(general anesthesia)'라는 말 앞에서는 '잠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 수술 전날 밤 잠을 이루기 어렵기도 합니다.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집안을 정리하고, 옷과 이불을 챙기고, 서류를 매만지는 일은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라 불안을 다스리려는 아주 자연스러운 마음의 준비입니다. 이런 감정이 든다고 해서 마음이 약한 것도,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전신마취는 단순히 '깊이 잠드는 것'과는 다릅니다. 마취과 의료진이 약물을 이용해 의식과 통증 감각을 일시적으로, 그리고 되돌릴 수 있도록 조절하는 상태입니다. 수술이 진행되는 내내 마취 담당 의료진이 곁에서 심장 박동, 혈압, 산소포화도, 호흡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약의 양을 세밀하게 맞춰 갑니다. 즉 '통제되지 않은 잠'이 아니라, 사람이 계속 지켜보고 조절하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마취에서 못 깨어날까 봐'라는 걱정은 아주 흔하고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만 오늘날의 마취는 감시 장비와 약물, 안전 절차가 크게 발전해 예전보다 훨씬 안전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의료진은 수술 전에 몸 상태를 점검하고 마취 방법을 설명하는 '마취 전 상담'을 따로 둡니다. 이 자리에서 궁금한 점을 묻는 것만으로도 막연한 두려움이 조금은 또렷한 정보로 바뀔 수 있습니다.
수술 전 준비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정해진 금식 시간을 지키고, 평소 먹는 약과 영양제, 과거 수술이나 마취에서 겪었던 불편(구역, 목 통증, 잘 깨지 않았던 경험 등), 알레르기, 흡연·음주 여부를 빠짐없이 알려 주는 것입니다. 이전에 암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그때의 마취 기록이 이번 계획에도 참고가 될 수 있으니 함께 이야기하면 좋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감추기보다 의료진에게 솔직히 전하는 편이 낫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특히 무섭다고 말하면, 상황에 따라 도움을 줄 방법을 함께 찾을 수 있습니다. 수술 전날의 뒤척임,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 못 드는 밤은 많은 사람이 지나온 길입니다. 가족의 응원에 기대어 마음을 다독이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마취와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과 준비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