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받는 동안 피부는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집니다. 항암제와 방사선, 표적치료는 빠르게 자라는 피부 세포에도 영향을 주어 피부 장벽(skin barrier)을 약하게 만들고, 수분을 지키는 힘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붉어지거나 따갑고, 가렵거나 트러블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시기에 시트 마스크팩이나 보습 화장품은 피부에 수분을 더해 주고, 스스로를 돌본다는 편안한 기분까지 선물합니다. 다만 예민해진 피부에는 '무엇을, 어떻게' 쓰는지가 평소보다 더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성분입니다. 향료(fragrance), 알코올, 정유(에센셜 오일), 강한 각질제거 성분(AHA·BHA), 레티놀 같은 성분은 건강한 피부에는 괜찮아도 치료 중 피부에는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성분이 단순하고 무향에 가까운 순한 제품이 대체로 안전합니다.

새 제품은 얼굴에 바로 쓰기 전에 팔 안쪽처럼 넓지 않은 곳에 소량 발라 하루 정도 반응을 살피는 '첩포 시험(patch test)'을 권합니다. 붉어짐, 화끈거림, 가려움이 없으면 얼굴에 사용해 봅니다. 시트팩은 붙이는 시간을 짧게(10~15분) 하고, 마르기 전에 떼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가 헐거나 상처가 있는 곳, 방사선을 쬐는 부위, 발진이 있는 곳, 몸에 삽입된 관(포트·카테터) 주변에는 제품을 바르지 않습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사용하며, 개봉한 제품은 다른 사람과 나눠 쓰지 않는 것이 감염 예방에 좋습니다. 특히 EGFR 억제제 같은 일부 표적치료는 여드름 비슷한 피부 발진을 잘 일으키므로, 새 화장품이 이를 악화시키지 않는지 살펴야 합니다.

사용 중 따갑거나 붉어지고 가려우면 즉시 떼어 내고 미지근한 물로 헹굽니다. 반응이 가라앉지 않거나 점점 심해지면, 혹은 진물·물집이 생기면 임의로 견디지 말고 의료진이나 피부과와 상의하세요. 누군가 마음을 담아 건넨 선물을 쓰며 잠시라도 편안함을 느끼는 일은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다만 예민한 피부일수록 천천히, 조금씩, 내 피부의 신호를 살피며 쓰는 것이 오래 편안하게 누리는 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피부 상태나 치료 중 제품 사용에 관해서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