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뒤 정해진 횟수의 먹는 항암제를 끝까지 복용한다는 것은 하나의 큰 매듭을 짓는 일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약을 삼킨 그날부터 손끝과 발끝의 저림, 화끈거림, 껍질이 벗겨지는 느낌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아 당황하는 분이 많습니다. 카페시타빈(capecitabine) 같은 일부 먹는 항암제에서 흔히 보이는 이 증상은 '수족증후군(hand-foot syndrome, 손발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손바닥과 발바닥의 미세혈관에 약물 성분이 오래 머물면서 피부와 신경이 자극을 받아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족증후군은 보통 붉어짐, 부기, 저림, 따끔거림으로 시작해 심하면 물집이나 갈라짐, 각질이 두꺼워지는 변화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손발 끝이 저리고 감각이 무뎌지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이 겹치면 단추를 끼우거나 걸을 때 바닥의 감촉을 느끼기 어려운 불편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두 가지는 원인이 조금 다르지만, 겉으로는 비슷하게 느껴져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지점은 '약을 끊었는데 왜 아직도 증상이 남는가'입니다. 몸속에 쌓인 자극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손상된 피부와 말초신경이 새로 자리를 잡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체로 마지막 복용 뒤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서서히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회복 기간과 정도는 개인차가 큽니다. 증상이 오래 이어지거나 오히려 심해진다면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관리로는, 손발을 뜨거운 물이나 오랜 마찰·압박에서 보호하고, 보습제를 자주 발라 피부가 마르고 갈라지는 것을 줄이는 방법이 흔히 권고됩니다. 꽉 끼는 신발이나 장시간 서 있기, 무리한 손 작업은 자극이 될 수 있으니 편한 신발과 푹신한 깔창, 부드러운 양말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감각이 무뎌진 상태에서는 화상이나 상처를 알아차리기 어려우므로, 뜨거운 냄비나 목욕물의 온도를 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확인하는 습관도 안전에 보탬이 됩니다.
치료가 끝난 뒤에는 '항암 중이니 무조건 잘 먹어야지'와 '무리하면 안 되지' 사이에서 지내던 마음의 규칙도 조금씩 바뀝니다. 탄수화물이나 단 간식이 유난히 당기는 것은 스트레스, 수면, 입맛 변화 등 여러 요인이 겹친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죄책감을 갖기보다 규칙적인 식사와 단백질·채소를 조금씩 늘리고, 몸 상태에 맞춰 가벼운 걷기부터 회복해 가는 편이 지속하기 쉽습니다. 치아가 약해진 느낌이 들 때는 부드러운 칫솔과 정기적인 구강 점검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물집이 잡히거나 살이 벗겨져 진물이 나고 통증으로 걷기 어려울 때, 손발의 저림이 빠르게 심해질 때, 발열이 동반될 때는 다음 진료를 기다리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증상과 관리 방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