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플라틴(cisplatin)은 여러 고형암에 널리 쓰이는 효과적인 항암제이지만, 콩팥(신장)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약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거듭하는 동안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크레아티닌, 사구체여과율 등)과 전해질을 확인하고, 수치가 좋지 않으면 의료진이 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거나 한 차례 미루기도 합니다. 100%에서 70%, 50%로 용량이 내려가는 과정을 보면 '이렇게 적게 맞아서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량을 조절하는 것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콩팥을 비롯한 몸을 지키면서 치료를 끝까지 이어가기 위한 의학적 판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콩팥에 부담이 더해지는 이유는 항암제 하나만은 아닙니다. 담관협착처럼 감염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오래 사용하는 일부 항생제도 콩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탈수·구토·식사량 감소가 겹치면 그 부담이 커집니다. 그래서 여러 약과 몸 상태가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왜 의료진이 자주 피검사를 하고 조심스럽게 용량을 정하는지 받아들이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여기서 꼭 짚고 싶은 흔한 오해가 있습니다. '콩팥이 나빠졌으니 소금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 무염식을 결심하는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시스플라틴으로부터 콩팥을 지키는 핵심은 소금을 끊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수분 공급'입니다. 실제로 시스플라틴 투여 전후에는 소금(나트륨)이 들어간 수액을 넉넉히 맞아 약물이 콩팥을 통해 잘 빠져나가도록 돕습니다. 무리한 무염식은 오히려 입맛을 더 떨어뜨리고 식사량과 수분 섭취를 줄여 탈수를 부를 수 있어, 의료진 지시 없이 스스로 극단적으로 소금을 끊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콩팥병이 동반되어 나트륨·칼륨·단백질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식사 조절은 반드시 주치의나 영양팀과 상의해 '내 상태에 맞게'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스스로 도울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의료진이 정해 준 범위 안에서 물을 자주 나눠 마셔 수분을 유지하고, 구토나 설사로 수분이 빠진다면 참지 말고 알리세요. 진통제로 흔히 쓰는 소염진통제(NSAIDs)나 일부 조영제, 그리고 콩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한약재는 콩팥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새로 무언가를 먹기 전에는 꼭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마그네슘 등 전해질은 부족하면 보충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검사 수치를 보고 처방으로 결정하는 영역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용량 조절, 식사·수분 조절, 영양제 복용 여부는 반드시 주치의와 의료진의 검사 결과와 판단에 따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