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를 여러 차례 받는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설사가 시작되면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외식을 한 뒤 새벽부터 배가 살살 아프고, 음식만 들어가면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면 '이게 항암 부작용인지, 아니면 먹은 음식 탓인지' 헷갈립니다. 두 가지는 대처 방법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가늠해 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항암제(chemotherapy)로 인한 설사는 보통 약을 맞고 며칠 안에 서서히 시작되어 며칠간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특정 음식을 먹은 직후 갑자기 시작되었다면 음식 매개 감염이나 장염(gastroenteritis)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항암 치료 중에는 면역이 떨어져 있어 두 원인을 칼같이 구분하기 어렵고, 같이 겹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가 있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약국에서 지사제를 사 먹기보다 먼저 치료받는 병원이나 의료진에게 연락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8도 이상의 열이 동반될 때, 변에 피나 검은색이 섞여 나올 때, 심한 복통이 멈추지 않을 때, 하루에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서 탈수가 걱정될 때, 또는 호중구(neutrophil)가 떨어지는 시기일 때입니다. 감염성 설사에 지사제를 함부로 쓰면 장운동을 억제해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가볍고 열이나 혈변이 없다면, 우선 수분과 전해질을 챙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온음료나 미지근한 물, 묽은 죽처럼 위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조금씩 자주 드시고,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유제품, 카페인은 잠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사제(예: 로페라마이드 성분) 사용 여부는 약을 맞은 병원의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현재 항암 치료 중임을 알리고 확인한 뒤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같은 설사라도 치료 단계와 혈액 수치에 따라 권고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