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조혈모세포 이식 날짜가 정해지면, 부모 마음은 한꺼번에 복잡해집니다. 막상 무엇부터 손에 잡아야 할지 막막하죠. 이식 자체는 의료진의 영역이지만, 입원 전 며칠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도 보호자도 한결 덜 흔들립니다. 거창한 준비보다 사소한 것들이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가장 먼저 신경 쓸 부분은 아이의 몸 상태입니다. 이식 전 컨디셔닝(전처치) 항암을 받으면 면역력이 거의 바닥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입원 전에 충치나 잇몸 염증, 작은 상처 하나까지 미리 정리해 두는 게 좋습니다. 치과 진료는 특히 미루지 마세요. 입안의 작은 염증이 이식 후엔 큰 감염으로 번질 수 있거든요. 예방접종 일정도 담당 의료진과 미리 맞춰 봐야 합니다. 살아있는 균을 쓰는 생백신은 시기를 조정해야 하니까요.

병실 생활은 생각보다 길고, 무균실에 들어가면 면회와 반입에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을 미리 챙기되, 소독이 가능한 것 위주로 고르는 게 현실적입니다. 푹신한 인형보다 닦이는 장난감, 종이책보다 태블릿에 담아둔 동화나 만화가 편할 때가 많아요. 좋아하는 영상이나 노래를 미리 다운로드해 두면, 입맛 없고 기운 없는 날 아이를 달래는 데 의외로 큰 힘이 됩니다. 학령기 아이라면 학교나 담임선생님과 미리 이야기해, 오래 비우는 동안의 부담을 덜어 두는 것도 챙겨야 할 일이고요.

보호자 자신을 위한 준비도 빼놓지 마세요. 이식 병동은 보호자도 사실상 같이 입원하는 셈이라 체력 소모가 큽니다. 갈아입을 옷, 간단한 세면도구, 그리고 무엇보다 충전기와 보조배터리.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막상 없으면 한참 헤맵니다. 진료비 수납이나 진단서, 보험 서류는 입원 전에 한 번 정리해 두면 정신없는 와중에 서류 찾느라 시간 뺏기는 일이 줄어듭니다. 같은 병동을 거쳐 간 부모들의 경험담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니 결국 기준은 담당 의료진의 안내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안에서 감염 관리에 대한 약속을 미리 맞춰 두면 좋습니다. 손 씻기, 외출 후 옷 갈아입기, 감기 기운 있는 사람은 면회 미루기 같은 것들이요. 형제자매가 있다면 아이에게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해 주는 게 서로에게 덜 서운합니다. 준비를 다 했다고 불안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손에 잡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두면 적어도 입원 첫날의 막막함은 줄어듭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라, 우리 아이에게 맞는 준비는 담당 의료진과 직접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