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항암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면, 부모는 병원에서보다 더 막막해지곤 합니다. 옆에 간호사가 없으니 작은 신음 하나에도 가슴이 철렁하죠. 그런데 막상 겪어 보면, 집에서 챙길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통증과 구토는 항암 과정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손님 같은 거라, 미리 흐름을 알아 두면 당황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통증은 아이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특히 어린아이는 "아파"라는 말 대신 평소보다 칭얼대거나, 한 자세로만 누워 있거나, 밥을 거부하는 식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그래서 표정이나 행동을 자주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병원에서 처방받은 진통제는 아플 때까지 참았다가 주는 것보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꾸준히 주는 편이 통증을 훨씬 잘 잡아 줍니다. 약 먹은 시간을 메모지나 휴대폰에 적어 두면 깜빡할 일도 줄고, 다음 진료 때 의료진에게 보여 주기에도 좋고요.

구토는 아이도 부모도 가장 지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항암제를 맞은 뒤 하루 이틀이 고비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한 번에 많이 먹이려 하지 말고 조금씩 자주 주는 게 핵심입니다. 미지근하고 담백한 음식, 식은 죽이나 미음, 크래커 같은 마른 간식이 오히려 속을 덜 자극해요. 진한 냄새가 메스꺼움을 자극하니 음식은 살짝 식혀서 주고, 토한 직후엔 억지로 다시 먹이지 말고 입만 헹궈 준 뒤 20~30분쯤 쉬게 한 다음 물 한 모금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세요. 처방받은 구토 억제제가 있다면 식사나 항암제 시간에 맞춰 미리 챙겨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자꾸 토하면 가장 걱정되는 건 탈수입니다. 기저귀나 소변 횟수가 눈에 띄게 줄거나, 입술과 혀가 바짝 마르고, 울어도 눈물이 잘 안 나거나, 평소와 달리 축 늘어져 있으면 몸에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예요. 이럴 땐 물뿐 아니라 약국에서 파는 경구 수분 보충액을 한 숟갈씩 자주 떠먹이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얼음 조각을 입에 물려 주거나 좋아하는 음료를 살짝 얼려 주는 것도 거부감을 줄이는 작은 요령이고요.

이건 꼭 기억해 두세요. 통증이 약을 줘도 가라앉지 않거나, 구토가 멈추지 않아 반나절 넘게 아무것도 못 삼키거나, 38도 이상 열이 나는 경우엔 집에서 버티지 말고 바로 치료팀에 연락해야 합니다. 항암 중인 아이는 면역이 떨어져 있어서 발열 하나가 응급 상황일 수 있거든요. 퇴원할 때 받은 비상 연락처를 냉장고처럼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두면, 급할 때 손이 먼저 움직입니다.

돌보는 사람의 마음도 같이 챙기셨으면 합니다. 밤새 아이 곁을 지키다 보면 부모가 먼저 무너지기 쉬운데, 가족끼리 번갈아 쉬고 짧게라도 눈을 붙이는 게 결국 아이를 더 오래 잘 돌보는 길이에요. 위에 적은 내용은 일반적인 집안 돌봄 팁일 뿐이라, 아이 상태나 약 처방은 사람마다 다르니 구체적인 건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