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진단을 받고 한참 지난 뒤, 어느 날 갑자기 등이나 허리, 골반이 묵직하게 아파 오는 분들이 있다. 처음엔 그냥 무리해서 그런가 싶다가, 밤에 누워도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가만히 있을 때 더 쑤시면 한 번쯤 의심해 볼 만하다. 폐암은 뼈로 잘 번지는 암 중 하나다. 척추, 갈비뼈, 골반, 허벅지뼈 위쪽처럼 몸을 지탱하는 큰 뼈에 잘 자리를 잡는다. 무섭게 들리겠지만, 뼈 전이가 생겼다고 해서 손쓸 방법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요즘은 통증을 잡고 뼈를 지키는 치료가 꽤 정교해져서, 일상을 이어 가는 분들이 많다.
뼈로 번진 통증은 보통 진통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의료진은 여러 갈래로 접근한다. 약은 흔히 쓰는 소염진통제부터 시작해, 아픔이 깊으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까지 단계적으로 올린다. 마약성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는 분들이 많은데, 암성 통증에 쓰는 건 중독과는 결이 다르고 용량도 의사가 촘촘히 조절한다. 참다가 통증이 일상을 갉아먹는 게 오히려 더 손해다. 여기에 신경병성 통증약이나 스테로이드를 곁들이기도 하고, 한 군데가 콕 집어 아프면 그 부위만 겨냥한 방사선치료가 며칠 안에 통증을 확 줄여 주기도 한다. 방사선은 짧게는 한 번, 길어도 열 번 안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적은 편이다.
통증만큼 신경 써야 할 게 골절이다. 암이 파먹은 뼈는 속이 비어 약해져서, 살짝 헛디디거나 무거운 걸 들다가 뚝 부러지는 일이 생긴다. 특히 척추가 내려앉으면 키가 줄고 등이 굽으면서 신경을 눌러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 있다. 이건 응급에 가까운 신호라,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리거나 대소변 조절이 이상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뼈를 단단하게 붙드는 주사약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맞으면 뼈가 녹는 속도를 늦추고 골절 위험을 떨어뜨린다. 다만 이 주사를 쓰는 동안엔 치과 치료, 특히 발치를 함부로 하면 턱뼈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치과 갈 일이 있으면 미리 주치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집에서의 생활도 치료의 한 부분이다.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밤에 화장실 가는 길에 발 걸릴 물건을 치우고, 필요하면 지팡이나 보행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넘어질 일이 확 줄어든다. 무거운 짐을 번쩍 드는 동작, 허리를 비틀어 뭔가를 집는 자세는 피하는 게 안전하다. 그렇다고 종일 누워만 있으면 근육이 빠지고 뼈는 더 약해지니, 통증이 허락하는 선에서 천천히 걷고 움직이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칼슘과 비타민 D를 챙기고, 담배는 뼈 건강에도 독이니 이참에 끊는 게 맞다. 어떤 운동을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는 사람마다 뼈 상태가 달라서, 재활의학과나 주치의에게 내 몸에 맞는 선을 물어 두면 마음이 한결 놓인다.
뼈 전이는 분명 무거운 소식이지만, 통증을 관리하고 뼈를 지키는 치료가 더해지면 삶의 질은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아픈 걸 혼자 참고 버티기보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솔직하게 말하는 환자가 결국 더 편하게 지낸다. 통증 점수를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보여 주는 것도 의외로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설명이니, 실제 치료와 약은 꼭 주치의와 상의해서 정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