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받고 나면 입맛부터 뚝 떨어진다. 한 숟갈 뜨기도 버거운데 "단백질 챙기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막막하다. 근데 이 시기에 단백질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면, 우리 몸이 상처를 아물게 하고 빠진 살을 다시 채우는 재료가 바로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특히 위나 대장을 일부 잘라낸 분들은 영양을 흡수하는 효율 자체가 떨어져 있어서, 평소처럼 먹어도 몸은 늘 재료가 부족한 상태에 가깝다.
치료를 받는 동안 가장 먼저 빠지는 게 근육이다. 체중이 줄었다고 해도 그게 지방만 빠진 거면 다행인데, 안타깝게도 근육이 같이 녹아나간다. 근육이 줄면 기운이 없어 자꾸 눕게 되고, 누워 있으면 또 근육이 더 빠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다음 항암 일정을 견디는 체력도 결국 이 근육에서 나온다. 그래서 "살 좀 빠진 거 뭐 어때"가 아니라, 빠진 근육을 단백질로 붙들어 두는 게 회복의 핵심이 된다.
그럼 얼마나 먹어야 할까. 보통 한 끼에 손바닥 한 장 두께만큼의 고기나 생선, 두부 정도를 떠올리면 감이 잡힌다. 하루 세 끼에 이걸 나눠 담는 게 목표다. 한 번에 몰아서 많이 먹는 것보다, 끼니마다 조금씩 꾸준히 들어가는 편이 몸이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하다. 위를 수술한 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양을 적게, 대신 자주 — 이게 정석이다.
막상 챙기려고 하면 뭘 먹어야 하나 싶은데, 생각보다 선택지는 넓다. 부드럽게 익힌 닭가슴살이나 생선살, 으깬 두부, 달걀찜, 그릭요거트, 따뜻하게 데운 우유 한 잔도 좋다. 씹고 삼키는 게 힘든 날엔 단백질 보충 음료나 미음에 달걀을 풀어 먹는 방법도 있다. 고기 비린내가 부담스러우면 된장이나 간장으로 슴슴하게 간을 하거나, 국에 넣어 따뜻하게 먹어보자. 입에 당기는 한두 가지를 찾아 두는 게 오래 가는 비결이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무리하지 말라는 거다. 오늘 목표만큼 못 먹었다고 자책할 필요 없다. 어제보다 한 숟갈 더 떴으면 그걸로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식사가 너무 힘들거나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병원 영양팀이나 주치의와 상의하면 길이 보인다. 여기 적은 이야기는 일반적인 참고일 뿐이니, 내 몸에 맞는 방법은 꼭 의료진과 함께 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