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설명을 들을 때만 해도 장루라는 단어가 그냥 흘러갔습니다. 막상 깨어나서 배에 붙은 주머니를 보니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누구나 처음엔 이렇다고 합니다.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고, 이걸 평생 달고 살아야 하나 싶어 한참을 멍하니 천장만 봤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 마음, 너무 당연한 겁니다. 며칠은 그냥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정상이에요.

첫 교체는 거의 다들 손이 떨립니다. 간호사 선생님이 옆에서 한 단계씩 짚어줘도 막상 혼자 하려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고, 새는 건 아닐까 조마조마하죠. 그래도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건,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거예요. 피부판을 떼고, 주변을 부드럽게 닦고, 장루 크기에 맞게 구멍을 맞추고, 붙이기 전에 피부를 잘 말리는 것. 이 순서를 손이 기억할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한 달쯤 지나면 거짓말처럼 익숙해진다는 말, 그게 빈말이 아니더라고요.

가장 신경 쓰이는 건 피부예요. 장루 주변이 빨갛게 짓무르거나 따가우면 생활이 확 힘들어집니다. 떼어낼 때 한 번에 쭉 잡아당기지 말고 피부를 살살 누르면서 천천히 떼고, 붙이기 전에 물기를 꼭 말리는 게 핵심이라고들 해요. 판이 헐거워지기 전에 미리 갈아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만약 빨개짐이 가라앉지 않거나, 진물이 나거나, 냄새가 평소와 다르면 혼자 참지 말고 장루 전문 간호사나 병원에 연락하는 게 맞아요. 이런 건 빨리 봐야 덜 고생합니다.

먹는 것도 처음엔 겁이 납니다. 가스가 차서 주머니가 빵빵해지거나, 갑자기 묽어지면 당황스럽죠. 처음 얼마간은 양을 적게,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서 내 몸이 어떤 음식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사람마다 다르거든요. 외출할 땐 여분 주머니랑 물티슈, 비닐봉지 하나 챙겨 가방에 넣어두면 마음이 한결 편합니다. 그 '비상 가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밖에 나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마음.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남들이 알아챌까 봐 옷차림에 신경 쓰이고, 모임 자리도 피하게 되고요. 근데 지나고 보면 주머니는 옷 속에서 거의 티가 안 나고,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 배에 관심이 없어요.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 모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나만 이렇게 헤매는 게 아니구나 싶어 한결 가벼워집니다. 조금씩, 정말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게 돼요.

처음 며칠은 누구에게나 막막합니다. 그래도 이건 적응되는 일이고, 시간이 분명히 내 편이 돼줍니다. 위 내용은 한 사람의 경험을 정리한 것일 뿐이니, 본인 상태와 관리는 꼭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챙기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