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면, 부모 마음엔 두 가지가 동시에 든다.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 그리고 혹시 또 어딘가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 사실 치료 종료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구간의 시작에 가깝다. 병원에서 한동안은 한두 달에 한 번씩 오라고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재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가 치료를 끝낸 직후 몇 년이기 때문이다.

추적검사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단계가 꽤 단순하다. 진찰실에서 키와 몸무게를 재고 의사가 배를 만져보고 림프절을 짚어보는 것부터가 검사의 시작이다. 여기에 혈액검사로 백혈구나 빈혈 수치, 간·신장 기능을 보고, 필요하면 흉부 엑스레이나 초음파, CT 같은 영상으로 몸 안을 확인한다. 백혈병이었던 아이라면 골수검사가, 뇌종양이나 특정 고형암이었다면 MRI가 핵심 항목으로 들어간다. 어떤 암이었는지에 따라 챙기는 항목이 조금씩 달라지는 셈이다.

검사 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진다. 보통 처음 1~2년은 2~3개월 간격으로 촘촘하게 보다가, 3년쯤 넘어가면 반년에 한 번, 5년을 지나면 1년에 한 번으로 간격이 벌어진다. 처음엔 이 짧은 주기가 부담스럽다가도, 검사일이 점점 멀어지는 걸 보면서 아이가 잘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간격이 길어졌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늦게 나타나는 재발이나, 항암제·방사선 때문에 한참 뒤에 생기는 후유증도 있어서 장기 추적이 권고된다.

그래서 요즘은 단순히 재발만 보는 게 아니라 '치료 후 늦은 부작용'까지 함께 챙긴다. 성장과 사춘기가 또래만큼 잘 따라오는지, 심장이나 갑상선, 청력에 문제는 없는지, 학습이나 집중에 어려움이 생기진 않았는지를 본다. 받았던 치료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무슨 약을 얼마나 썼고 어디에 방사선을 쬐었는지 기록을 잘 보관해 두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전원하거나 성인 진료로 넘어갈 때 이 요약 한 장이 의외로 든든하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명확하다. 정해진 검사일을 거르지 않는 것, 열이 며칠 이어지거나 멍이 쉽게 들거나 한쪽이 자꾸 붓는 등 평소와 다른 신호가 보이면 다음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연락하는 것. 그리고 아이 앞에서 검사를 너무 무거운 일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피 뽑고 선생님이랑 인사하는 날" 정도로 담담하게 다루면 아이도 한결 편하게 받아들인다.

이 글은 추적검사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지 큰 그림을 잡는 데 도움이 되라고 적은 것이고,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항목과 주기는 결국 담당 선생님과 상의해서 정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