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 대장 쪽 암으로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막상 약을 맞기 전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토하면 어쩌지", "밥은 먹을 수 있을까", "회사는 다녀도 될까" 같은 걱정이 줄줄이 따라온다. 사실 부작용은 사람마다, 또 쓰는 약마다 천차만별이라 누구한테 들은 무서운 얘기가 나한테 그대로 오는 건 아니다. 그래도 미리 큰 그림을 알아두면 막상 증상이 왔을 때 덜 당황하게 된다.

가장 흔하게 겪는 건 메스꺼움과 구토다. 요즘은 항암 주사 전에 미리 맞는 구토 억제제가 꽤 좋아져서 예전만큼 심하게 토하는 경우는 줄었다. 핵심은 증상이 터지고 나서 약을 찾는 게 아니라, 의료진이 정해준 대로 미리 챙겨 먹는 거다. 입맛이 뚝 떨어질 땐 한 번에 많이 먹으려 애쓰지 말고, 죽이나 미음처럼 부드러운 걸 조금씩 자주 나눠 먹는 편이 낫다. 위나 장 수술을 같이 한 경우라면 한 끼 양을 줄이고 끼니 수를 늘리는 게 거의 기본이 된다. 차가운 음식이 냄새가 덜 나서 속이 덜 울렁이는 사람도 많으니, 뜨거운 국 대신 식힌 음식을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설사나 변비도 위장관 항암치료에서 빠지지 않는다. 특히 설사가 잦아지면 탈수가 빠르게 와서 기운이 쭉 빠지고 어지러워진다. 물을 자주 마시고, 하루 몇 번 이상 묽은 변이 계속되거나 열이 같이 난다면 그건 참을 일이 아니라 바로 병원에 연락할 일이다. 반대로 며칠씩 변을 못 보거나 배가 빵빵하게 불러오는 것도 그냥 두면 안 된다. 어느 쪽이든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미루다가 응급실로 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다음 신경 쓸 게 면역력이다. 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때리는 게 아니라 백혈구 같은 정상 세포도 같이 줄여놓는다. 그래서 주사 후 일주일에서 열흘쯤 지난 시점엔 감염에 유독 약해진다. 손 자주 씻고, 사람 많은 곳은 좀 피하고, 날것 대신 익힌 음식을 챙기는 게 이 시기엔 특히 중요하다. 38도가 넘는 열이 나면 감기약 먹고 버틸 게 아니라 곧장 연락해야 한다. 백혈구가 떨어진 상태의 발열은 빠르게 손쓰면 별일 아니지만 늦으면 위험해질 수 있어서, 의료진이 입에 닳도록 강조하는 부분이다.

일상은 또 일상대로 굴러간다. 손발이 저리거나 찌릿한 신경 증상, 머리가 빠지는 것, 쉽게 지치는 피로감까지 겹치면 마음이 가라앉기 쉽다. 피로는 무조건 누워 있는다고 풀리는 게 아니라, 컨디션 되는 날 가벼운 산책 정도로 몸을 조금씩 움직여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사람이 많다. 일은 완전히 손 놓기보다 강도를 줄이거나 치료 주기에 맞춰 조절하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혼자 끙끙 앓지 말 것. 증상 일지를 대충이라도 적어두면 진료 때 "그게 언제부터였더라" 헤매지 않고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서, 약 조절이 훨씬 수월해진다.

여기 적은 건 큰 흐름일 뿐이고, 결국 내 몸에 맞는 답은 나를 직접 보는 의료진이 제일 잘 안다. 이상하다 싶은 증상은 메모해뒀다가 꼭 물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