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빠진 체중을 보고 마음이 급해지는 분들이 많다. 거울 속 야윈 모습이 낯설고, 얼른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한 가지 짚을 게 있다. 중요한 건 몸무게 숫자가 아니라, 그 살을 무엇으로 채우느냐다. 같은 1킬로그램이라도 지방으로 찌는 것과 근육으로 채우는 것은 회복에서 의미가 전혀 다르다.
치료 과정에서는 잘 못 먹고 움직임이 줄면서 살뿐 아니라 근육도 함께 빠진다. 근육이 줄면 기운이 없고,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고, 앉았다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그러니 회복기의 목표는 '살을 찌우자'가 아니라 '근육을 되찾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벽은 입맛이 없고 조금만 먹어도 금세 배가 부르다는 점이다. 이럴 때 한 끼를 억지로 많이 먹으려 하면 오히려 질려버린다. 그보다는 하루 세 끼를 고집하지 말고, 적은 양을 다섯에서 여섯 번으로 나눠 자주 먹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견과류나 치즈, 요거트 같은 간단한 먹을거리를 손 닿는 곳에 늘 두는 것도 좋다.
근육을 되찾으려면 끼니마다 단백질을 챙기는 게 핵심이다. 하루 한 번 몰아서가 아니라 아침·점심·저녁에 골고루 나눠 넣어야 몸이 근육 재료로 잘 쓴다. 한 끼에 손바닥 한 장 크기의 단백질 반찬을 목표로 삼아 보자. 달걀, 두부, 생선, 닭고기나 살코기, 콩, 우유와 요거트가 시작하기 좋다. 죽이나 국에 달걀을 풀거나 두부를 으깨 넣으면 씹기 힘들 때도 단백질을 채울 수 있다.
양을 늘리기 어렵다면 적은 양에 영양을 농축하는 쪽으로 머리를 쓰자. 같은 한 그릇이라도 밥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한 숟갈 두르고, 국에 두부와 달걀을 더하고, 음료는 물 대신 우유나 두유로 바꾸면 부피는 그대로인데 들어가는 영양은 늘어난다. 입맛이 영 없을 땐 식사 대용 영양음료를 간식처럼 곁들이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종류는 의료진과 상의해 고르면 된다.
식사만으로는 근육이 다 채워지지 않는다. 먹은 단백질이 근육으로 가려면 그 근육을 써줘야 하기 때문이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평지를 천천히 걷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몇 번 반복하기, 가벼운 물병 들었다 내리기 정도면 충분하다. 무리하지 말고 어제보다 한 걸음, 한 번 더를 목표로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체중 회복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며칠 만에 숫자를 끌어올리려다 탈이 나기보다, 매일 조금씩 더 먹고 더 움직이며 근육을 되찾는 편이 결국 더 단단한 회복으로 이어진다. 다만 입맛이 도무지 돌아오지 않거나 체중이 계속 빠진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영양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식이 정보로, 개별 영양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종류나 기저질환에 따라 피해야 할 음식이 있을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