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전립선암으로 로봇보조 근치적 전립선절제술(robot-assisted radical prostatectomy)을 앞두고 있으면, 수술 자체보다 그 뒤의 며칠이 잘 그려지지 않아 불안해지곤 합니다. 특히 다른 복부 수술을 겪어 본 보호자일수록 '가스가 나와야 먹는다'는 기억이 강하게 남아, 이번에도 같은 시간표를 예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회복의 속도는 수술이 몸의 어디를 어떻게 지났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아래 네 갈래를 나누어 두면, 입원 전에 무엇을 묻고 무엇을 챙길지가 훨씬 또렷해집니다.

1. 식사 재개 — 장을 잘라 이은 수술과는 시간표가 다릅니다. 위나 대장을 절제하고 다시 이어 붙인 수술에서는 이음매가 아물고 장운동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금식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전립선절제술은 소화관을 잘라내지 않습니다. 복강을 통해 접근하기 때문에 장운동이 일시적으로 느려지는 장마비(ileus)가 생길 수는 있지만, 대체로 정도가 가볍고 회복도 빠른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관이 수술 당일이나 이튿날부터 물과 유동식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올리는 조기회복 프로그램(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을 씁니다. 가스 배출은 참고가 되는 신호 중 하나일 뿐, 모든 수술에서 식사의 유일한 조건은 아닙니다. 다만 구역과 구토, 배가 팽팽하게 부르고 아픈 느낌, 장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다시 늦춰질 수 있습니다. 실제 시작 시점은 집도의와 병동의 방침을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2. 소변줄 — '치유를 기다리는 장치'이지 불편의 상징이 아닙니다. 전립선을 들어낸 자리에서는 방광과 요도를 다시 이어 붙이게 되고, 그 이음매가 아물 때까지 요도를 통해 도뇨관(urinary catheter)을 유지합니다. 유지 기간은 수술 소견과 기관의 방침에 따라 대체로 며칠에서 2주 안팎으로 다양하며, 열흘 전후를 안내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외출이 가능한지 묻는 분이 많은데, 많은 경우 침상용 큰 주머니 대신 허벅지나 종아리에 고정하는 다리주머니(leg bag)로 바꿔 헐렁한 바지 안에 감출 수 있습니다. 관리의 기본은 단순합니다. 주머니를 방광보다 낮게 두기, 관이 꺾이거나 눌리지 않게 하기, 고정밴드로 당김을 막기, 만지기 전후 손 씻기, 수분을 지나치게 줄이지 않기입니다. 반대로 소변이 갑자기 나오지 않거나, 관이 빠지거나, 아랫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열이 나고 소변이 탁하고 냄새가 심해지면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곧바로 연락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3. 요실금 — '최소화한다'는 설명은 확률을 낮춘다는 뜻입니다. 도뇨관을 뺀 직후에는 대부분 어느 정도의 새는 증상을 겪습니다. 이는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방광과 요도 조임근이 새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나아지는 경우가 많고, 회복의 폭과 속도는 나이, 수술 전 배뇨 기능, 전립선의 크기, 종양의 위치와 병기, 그리고 신경과 요도 길이를 얼마나 보존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사람마다 다릅니다. 의료진이 말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술기'는 위험을 낮추려는 계획이지 증상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은 아니며, 반대로 초기 누출이 곧 영구적인 상태를 뜻하는 것도 아닙니다. 회복 기간을 몇 달 단위로 넉넉히 잡아 두면 보호자도 환자도 덜 조급해집니다. 골반저근운동(케겔)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시작 시점과 방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지시를 받는 편이 좋습니다.

4. 움직임과 통증 — 누워 있는 시간이 길수록 손해입니다. 로봇수술은 상처가 작지만 배 안을 부풀리는 가스 때문에 어깨나 목이 결릴 수 있고, 이는 대개 며칠 안에 가라앉습니다. 통증이 조절되는 범위에서 일찍 앉고 일찍 걷는 것이 장운동 회복과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무거운 것을 드는 일, 배에 힘을 주는 동작, 운전은 언제부터 가능한지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입원 가방을 싸기 전에 정리해 둘 순서. ① 우리 병원은 언제부터 물과 식사를 시작하는지, 가스 배출을 기준으로 삼는지 ② 도뇨관 유지 예정 기간과 제거 날짜, 다리주머니 사용이 가능한지 ③ 집에서 주머니를 비우고 씻는 방법, 밤에 쓸 큰 주머니를 받는지 ④ 관을 뺀 뒤 쓸 흡수패드의 종류와 개수, 피부 짓무름을 막는 방법 ⑤ 골반저근운동을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하는지 ⑥ 열, 배뇨 중단, 심한 통증, 상처 진물이 있을 때 낮과 밤에 각각 어디로 연락하는지 ⑦ 퇴원 후 첫 외래 날짜와 조직검사 결과를 듣는 시점. 여기에 헐렁한 바지와 앞이 트인 속옷, 물티슈, 손소독제, 복용 중인 약 목록을 함께 챙기면 첫 며칠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술 방식과 회복 일정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실제 결정과 증상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