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를 여러 해 이어 온 몸에서는, 병 자체보다 '길'이 막혀 생기는 일이 먼저 응급이 되는 때가 있습니다. 소변이 지나가는 길이 그렇습니다. 골반 안의 병변이나 림프절이 요관을 바깥에서 누르기도 하고, 수술과 방사선치료 뒤에 남은 섬유화가 서서히 길을 좁히기도 합니다.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면 신장 안쪽이 늘어나는 수신증(hydronephrosis)이 생기고, 시간이 길어지면 그 콩팥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막힌 길을 대신할 우회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치료의 한 축이 됩니다.
우회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요관 안쪽에 가는 관을 넣어 콩팥에서 방광까지 소변이 지나가게 하는 요관스텐트(ureteral stent, 흔히 double-J)입니다. 몸 밖으로 나오는 관이 없어 생활은 편하지만, 바깥에서 누르는 힘이 세면 스텐트가 들어 있어도 소변이 잘 내려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옆구리 피부를 통해 콩팥에 직접 관을 넣어 소변을 몸 밖 주머니로 빼내는 경피적 신루(percutaneous nephrostomy, PCN)입니다. 배출은 확실하지만 관과 주머니를 늘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두 방법 모두 시간이 지나면 관 안쪽에 침착물이 끼고 막히기 때문에 대개 몇 달 간격으로 교체하며, 한쪽이 잘 유지되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바꾸거나 두 가지를 번갈아 쓰기도 합니다. 교체 주기가 짧아지는 것 자체가 나빠졌다는 뜻은 아니고, 그 사람의 해부학적 조건과 관이 버텨 주는 기간에 따라 정해집니다.
문제는 '소변이 안 나온다'는 한 문장이 서로 다른 상황을 한꺼번에 가리킨다는 점입니다. 첫째, 방광까지는 소변이 잘 모였는데 그 아래에서 막힌 요폐(urinary retention)일 수 있습니다. 아랫배가 팽팽하게 부풀고 마려운 느낌은 강한데 나오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약성 진통제, 일부 항구토제와 항우울제, 감기약에 든 항콜린 성분, 심한 변비가 방아쇠가 되는 일이 흔합니다. 둘째, 우회로 자체의 고장일 수 있습니다. 스텐트가 막히거나 자리를 벗어난 경우, 신루관이 꺾이거나 눌리거나 빠진 경우입니다. 신루를 쓰고 있다면 주머니에 모이는 하루 소변량이 갑자기 줄었는지, 관이 들어간 자리 주변으로 새는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셋째, 양쪽 위쪽이 함께 막혔거나 콩팥으로 가는 혈류·수분이 부족해 소변량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입니다. 구토와 설사, 식사량 감소로 인한 탈수가 겹치면 이 그림이 더 잘 만들어집니다. 넷째, 감염입니다. 막힌 상태에서 세균이 자라면 폐쇄성 신우신염이 되고, 짧은 시간에 전신 감염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다려 볼 수 있는 상황과 기다리면 안 되는 상황을 나누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열이 나거나 오한으로 몸이 떨릴 때, 옆구리나 등이 두드리면 울리듯 아플 때, 아랫배가 팽만하면서 통증이 심할 때, 반나절 넘게 거의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 신루관이 빠졌거나 소변 대신 피가 진하게 나올 때, 정신이 흐릿하거나 혈압이 낮게 측정될 때는 다음 외래를 기다리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백혈구가 낮은 시기가 겹칠 수 있어 같은 체온이라도 더 낮은 기준에서 병원에 연락하도록 안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소변을 보았다고 해서 막힘이 풀렸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조금씩 새어 나오듯 나오는 것은 오히려 가득 찬 방광에서 넘치는 형태일 수 있습니다.
병원으로 향하기로 했다면, 접수대 앞에서 다음을 한 장에 적어 두면 진료가 빨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소변을 본 시각과 그때의 양, 최근 사흘간 하루 소변량(신루 주머니를 쓰면 비운 횟수와 눈금), 색과 냄새의 변화, 체온을 잰 시각과 숫자, 통증의 위치와 시작 시각, 가장 최근에 스텐트나 신루를 넣거나 바꾼 날짜와 병원, 다음 교체 예정일, 현재 복용·투여 중인 모든 약과 최근에 새로 시작하거나 바꾼 약, 최근 혈액검사에서 확인한 신장 기능 수치와 검사일, 알레르기와 조영제 반응 이력입니다. 응급실에서는 초음파나 CT로 콩팥이 부어 있는지, 관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고 소변검사와 배양검사, 혈액검사를 함께 보는 흐름이 일반적입니다.
고비를 넘긴 뒤에는 다음 외래에서 정리할 몫이 남습니다. 지금의 우회로를 유지할지 다른 방식으로 바꿀지, 교체 간격을 조정할지, 소변량을 집에서 어떤 방식으로 적어 둘지, 열이 날 때 연락할 창구가 낮과 밤에 각각 어디인지, 그리고 신장 기능이 떨어졌을 때 함께 조정이 필요한 약이 있는지를 확인해 두면 다음 밤이 덜 막막합니다. 콩팥으로 빠져나가는 약은 기능에 따라 용량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비뇨의학과와 항암치료를 담당하는 과가 같은 정보를 보고 있는지도 물어볼 만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곁에서 돌보는 사람의 몸도 진료 대상입니다. 한쪽으로 체중을 받쳐 걷다 생긴 팔꿈치와 어깨 통증, 오래 낫지 않는 감기, 응급실 대기 중에 가슴이 조이고 숨이 얕아지는 느낌은 모두 이름이 있는 상태이고 대개 도울 방법이 있습니다. 돌봄이 길어질수록 보호자의 통증과 수면, 기분을 별도의 진료 항목으로 올려 두는 편이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낫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실제 판단과 처치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