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뒤 몸 안에 고이는 액체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 넣는 배액관(drain)은 흔히 피주머니라고 불립니다. 관을 제거하면 피부에는 실로 조인 작은 통로가 남고, 그 자리에서 며칠 동안 맑거나 옅은 노란빛의 액체가 조금씩 배어 나오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이 액체를 장액(serous fluid)이라고 하며, 조직이 아무는 과정에서 생기는 삼출물입니다. 다만 같은 노란 물이라도 색의 탁함, 냄새, 하루에 젖는 거즈의 양, 주변 피부의 변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므로 한 가지로 묶어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집에서 소독을 이어가면서도, 어떤 축에서 갈리는지를 알아 두면 언제 연락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첫째 갈래는 정상 경과에 가까운 장액 누출입니다. 맑거나 연한 노란색이고, 냄새가 거의 없으며, 하루가 지날수록 양이 조금씩 줄어드는 흐름이라면 통로가 닫히는 동안 나오는 액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는 거즈가 젖을 때마다 갈아 주고, 젖은 채로 오래 덮어 두지 않는 것이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갈래는 봉합사나 드레싱 재료에 대한 국소 반응입니다. 남아 있는 실 주변만 붉고 진물이 비치거나, 반창고가 닿은 경계선을 따라 가렵고 물집처럼 번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독을 더 강하게 하는 것보다 어떤 재료가 닿았는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마리가 됩니다.

셋째 갈래는 피부밑에 액체가 고이는 장액종(seroma)이나 림프액 고임입니다. 관을 뺀 뒤 그 부위가 물주머니처럼 물렁하게 부풀고, 눌렀을 때 구멍으로 액체가 왈칵 나오는 양상이라면 안쪽에 고인 액체가 새어 나오는 흐름일 수 있습니다. 양이 줄지 않고 반복된다면 진료실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넷째 갈래는 감염(infection)입니다. 액체가 걸쭉하고 탁해지거나 초록빛·회백색을 띠고, 냄새가 나며, 상처 주변의 붉은 기운이 바깥으로 번지고, 열감·부기·통증이 하루하루 심해지는 경우가 해당합니다. 38도 이상의 발열, 오한, 상처가 벌어지는 느낌이 함께 있다면 다음 외래를 기다리기보다 빨리 연락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항암치료 중이거나 스테로이드를 쓰고 있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감염이 있어도 붉기와 열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어, 통증의 변화와 전신 컨디션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연락하기 전에 정리해 두면 좋은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진입니다. 같은 조명에서 하루 한 번, 거즈를 뗀 직후의 상처와 젖은 거즈를 함께 찍어 두면 변화가 눈에 들어옵니다. 둘째, 숫자입니다. 하루에 거즈를 몇 장 갈았는지, 젖은 범위가 동전만 한지 손바닥만 한지, 체온은 몇 도인지 시간과 함께 적습니다. 셋째, 시점입니다. 관을 뺀 날짜, 진물이 시작된 날, 색이나 냄새가 바뀐 날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넷째, 지금 쓰는 약과 소독 방법입니다. 퇴원할 때 안내받은 소독제와 드레싱 종류, 항생제나 항암제 복용 여부를 함께 준비합니다.

병원 대표번호가 연결되지 않을 때는 몇 가지 경로가 남아 있습니다. 퇴원 안내문이나 수술 설명서에 적힌 병동·외래 직통번호, 진료협력센터나 간호상담 창구, 병원 앱이나 홈페이지의 문의 기능을 먼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야간과 휴일에는 대표번호가 응급실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한 과의 당직 연결을 요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판단이 어렵거나 발열·심한 통증·상처가 벌어지는 상황처럼 기다리기 곤란한 신호가 있다면, 연락이 닿을 때까지 미루지 말고 응급실 방문을 고려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동안에도 손을 씻고 젖은 거즈는 새것으로 바꾸며, 상처 부위를 문지르거나 임의로 짜내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상처와 진물의 변화는 수술 종류와 몸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처치와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