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이나 소장의 일부를 배 밖으로 내어 만든 장루(ostomy, stoma)를 처음 갖게 되면, 퇴원 직후 가장 먼저 막히는 것이 상처도 통증도 아니라 '바깥에서 주머니를 어떻게 비우나' 하는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에서는 하루 배출량을 재야 하기 때문에 계량 용기에 받아 확인한 뒤 변기에 버리는 방법을 먼저 배웁니다. 그러나 퇴원 뒤 일상에서는 목적이 달라집니다. 배출량을 따로 재야 할 이유가 없다면, 용기를 거치지 않고 변기에 바로 배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며 이는 잘못된 방법이 아닙니다.
바깥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첫 번째 지점은 자세입니다. 서서 비우면 얼굴이 변기와 가까워지고, 배출물이 물에 떨어지면서 튀거나 소리가 나기 쉽습니다. 많은 분들이 변기에 앉은 자세에서, 몸을 조금 뒤로 기대고 주머니 끝을 다리 사이로 내려 변기 안쪽 벽면을 따라 흘려보내는 방식을 편하게 느낍니다. 이렇게 하면 얼굴과 배출 지점의 거리가 멀어지고 튐과 소리가 줄어듭니다. 변기 물 위에 화장지를 몇 장 겹쳐 띄워 두는 것도 물이 튀는 것과 소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배출구 끝이 변기 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위생상 좋습니다.
두 번째 지점은 매번 물로 헹궈야 하느냐입니다. 배출형 주머니 안쪽을 반드시 물로 헹궈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헹구면 냄새가 잠시 줄어드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물이 부착판 쪽으로 올라가면 접착이 약해질 수 있고 바깥 화장실에서는 손이 많이 갑니다. 대개는 배출 뒤 배출구의 안팎을 화장지나 물티슈로 닦아 내고 잠그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집에 있는 실리콘컵이나 작은 물병을 쓰는 분들도 배출물을 받는 용도가 아니라, 필요할 때 배출구를 헹굴 물을 담아 두는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방식이 본인의 제품과 장루 종류에 맞는지는 장루 상처 전문 간호사와 한 번 맞춰 두면 그다음부터 훨씬 수월합니다.
세 번째 지점은 냄새입니다. 요즘 배출형 주머니에는 가스를 걸러 주는 필터가 달려 있고, 주머니 안에 몇 방울 넣어 두는 전용 탈취제도 있습니다. 향으로 덮는 방식보다 냄새를 중화하는 제품이 일반적으로 선호됩니다. 배출 직후 배출구를 꼼꼼히 닦고 클립이나 벨크로를 제대로 잠그면 평소 생활 중에 밖으로 냄새가 새어 나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화장실 칸 안에서 잠깐 나는 냄새는 배출 그 자체 때문이며, 숨을 참고 견디기보다는 앉은 자세로 얼굴을 멀리 두고 탈취제와 환기를 함께 쓰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네 번째 지점은 언제, 무엇을 들고 나가느냐입니다. 주머니는 가득 차기 전에 비우는 것이 원칙으로, 흔히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 찼을 때를 권합니다. 가득 차면 무게 때문에 부착판 가장자리가 들뜨고 새기 쉽기 때문입니다. 외출 직전에 한 번 비우고, 식사 뒤 30분에서 한두 시간 사이에 배출이 늘어나는 편이라면 그 시간대를 피해 이동 일정을 잡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방에는 여분 주머니와 부착판, 무향·무알코올 물티슈, 마른 휴지, 지퍼백 두세 장, 작은 생수, 피부보호 용품, 여분 속옷 정도를 넣어 둡니다. 처음 몇 번은 공간이 넓고 세면대가 칸 안에 있는 다목적 화장실이나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조절하려 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배출이 갑자기 멈추면서 복통, 구토, 배가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함께 있을 때, 회장루에서 물 같은 배출이 하루 1리터 이상 이어지며 어지럼·심한 갈증·소변량 감소가 동반될 때, 장루 점막의 색이 평소의 붉은빛에서 어둡거나 검게 변할 때, 멈추지 않는 출혈이 있을 때, 장루가 눈에 띄게 튀어나오거나 안으로 꺼질 때, 주변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며 자꾸 샐 때입니다.
첫 외출은 화장실 위치를 알고 있는 짧은 동네 코스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부담이 적습니다. 한두 번 실제로 해 보고 나면 자세와 순서가 몸에 붙고, 그때 가서 이동 거리와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내용이며 개별 진료나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장루의 종류와 위치, 사용하는 제품, 수술 방식과 회복 상태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방법은 담당 의료진이나 장루 전문 간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