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몸이 뻐근하고 잠이 얕아지면, 집에 있는 안마의자나 온열 마사지 기기로 잠시라도 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무조건 안 된다'거나 '얼마든지 괜찮다'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렵고, 지금의 혈액 수치와 치료 부위, 기기의 세기와 온도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사용 전에 몇 가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고, 애매하면 담당 의료진에게 짧게 여쭤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장 먼저 살필 것은 혈소판(platelet)입니다. 항암제는 골수 기능을 눌러 혈소판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혈소판이 낮은 시기에 강한 압력으로 주무르면 피부밑 멍이나 출혈이 쉽게 생깁니다. 최근 피검사에서 혈소판이 많이 낮았다면 강한 지압·롤러 기능은 피하고, 낮은 강도로 짧게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은 '어디에' 대느냐입니다. 부어 있는 림프절이나 종양이 있는 부위, 수술 자리, 방사선을 쬔 피부, 그리고 가슴에 심은 케모포트(chemoport) 위로는 직접적인 압력과 강한 열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목이나 겨드랑이처럼 림프절이 부어 있는 곳을 세게 누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열(온열) 기능도 생각보다 조심스럽습니다. 일부 항암제는 손발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을 일으키는데,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뜨거운 정도를 제대로 못 느껴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온도는 낮게 시작하고, 한 자리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감염과 어지럼도 함께 봐야 합니다. 호중구(neutrophil)가 낮은 시기에는 피부에 작은 상처만 나도 감염으로 번질 수 있으니, 여럿이 쓰는 기기는 깨끗이 닦아 쓰고 피부에 발진이 있으면 그 부위는 피합니다. 또 주사를 맞고 온 날은 기운이 빠지고 어지러울 수 있어, 기기에 오르내릴 때 넘어지지 않도록 곁에서 살펴 주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부드럽고 약한 강도로, 부어 있거나 치료받은 부위는 피하고, 온도는 낮게 — 이 세 가지를 지키면서 몸의 신호(새로 생긴 멍, 통증, 부기, 어지럼)를 살피는 것이 요령입니다. 오늘 컨디션이 괜찮더라도 혈액 수치는 눈에 보이지 않으니, 사용 전에 담당 간호사나 의료진에게 한마디 여쭤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상태에 대한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실제 기기 사용 여부와 방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