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마치고 몸이 조금 회복되면 배우자와 함께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 보고 싶어지는 분이 많습니다. 오랜 치료로 근력과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엇부터, 얼마나' 움직여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예전에는 암 치료 중에는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여겼지만, 최근의 여러 진료지침은 상태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편이 오히려 피로와 기력 저하를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시작 운동으로 걷기(walking)가 자주 권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고, 속도와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기 쉬우며, 다치거나 무리할 위험이 낮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천천히 시작해 조금씩 늘리기'입니다. 처음에는 하루 10~15분 정도 평지를 편안히 걷는 것부터 시작하고, 며칠에 걸쳐 몸이 받아들이는 만큼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려 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운동 강도를 가늠하는 쉬운 방법으로 '대화 검사(talk test)'가 있습니다. 걸으면서 옆 사람과 대화는 이어갈 수 있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조금 벅찬 정도가 대체로 알맞은 강도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거나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하면 강도가 지나친 것이니 속도를 늦추거나 잠시 쉬어야 합니다. 매일 무리하기보다 쉬는 날을 두고, 몸이 유난히 무거운 날에는 시간을 줄이는 유연함이 오래 이어 가는 비결입니다.

다만 운동을 잠시 미루거나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는 편이 좋은 상황들이 있습니다. 열이 나거나 감염이 의심될 때, 혈구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을 때(백혈구가 낮으면 사람이 붐비는 헬스장·수영장에서 감염 위험, 혈소판이 낮으면 넘어질 때 출혈 위험, 빈혈이 있으면 어지럼과 숨참), 손발 저림(말초신경병증)으로 균형 잡기가 어려울 때, 뼈에 전이가 있어 골절 위험이 있는 경우 등입니다. 이럴 때는 강도와 종류를 조정해야 하므로 주치의나 재활의학과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배우자와 함께 걷는 것은 그 자체로 큰 힘이 됩니다. 약속을 지키기 쉬워지고, 서로의 컨디션을 살피며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곁에서 챙기는 분은 '조금만 더'를 재촉하기보다 환자가 편안해하는 속도에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걷는 동안 가슴 통증, 심한 숨참, 식은땀, 어지럼, 새로 생긴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멈추고 쉬며,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여름철에는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 시원한 시간대를 고르고, 물을 자주 마시고, 미끄러지지 않는 편한 신발을 신는 작은 준비가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어떤 운동을 언제 얼마나 할지는 치료 단계와 몸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