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속에 물이 차는 복수(ascites)는 진행된 뱃속 장기의 암에서 흔히 나타나고, 한 번 빼내도 며칠 안에 다시 차오르기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응급실이나 외래에서 복수천자(paracentesis)를 반복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매번 아프다고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는 참을성이 없어서도, 무언가를 잘못해서도 아닙니다.

복수천자가 아픈 데에는 몸의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배 안쪽을 감싸는 얇은 막인 복막(peritoneum), 그중에서도 배벽에 붙어 있는 부분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촘촘히 분포합니다. 바늘이나 도관이 이 층을 지날 때, 그리고 관이 들어간 상태에서 배가 조금만 움직여도 이 신경들이 자극을 받습니다. 피부에 놓는 국소마취(local anesthesia)는 겉과 얕은 층의 감각을 줄여 주지만, 더 깊은 복막의 당김이나 관이 호흡·자세에 따라 움직이는 느낌까지 완전히 없애 주지는 못합니다.

또 한 번에 1.5~2리터처럼 많은 양을 뺄 때는, 물이 빠지면서 배 안의 압력이 달라지고 조직이 당겨지는 느낌이 통증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시술하는 분과 찌르는 부위가 매번 달라도 비슷하게 아픈 것은, 통증의 원인이 특정 손기술보다 복막이라는 구조 자체의 예민함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천자가 힘들면 유치(留置) 배액관, 즉 몸에 며칠에서 몇 주간 넣어 두는 부드러운 도관을 권유받기도 합니다. 흔히 쓰는 터널형 복막 도관(tunneled peritoneal catheter)은 피부 밑으로 관을 지나가게 해 고정하고, 필요할 때 집에서도 물을 빼낼 수 있게 만든 방식입니다. 넣는 순간의 시술은 복수천자와 비슷한 느낌일 수 있지만, 한 번 넣어 두면 매번 새로 찌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관을 지니고 지내는 동안 감염·관 관리·단백질 소실 같은 살펴야 할 점도 함께 생기므로, 나의 상태와 남은 치료 계획에 맞는지 의료진과 따져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실에서는 통증을 '참는 사람'으로만 남지 말고 구체적으로 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언제 가장 아픈지(꽂을 때인지, 숨 쉴 때인지, 움직일 때인지), 통증을 0~10 중 몇으로 느끼는지, 국소마취를 더 충분히 해줄 수 있는지, 빼는 속도를 늦추면 나은지, 시술 전 진통 처치가 가능한지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을 자주 뺄 때는 알부민(albumin) 보충이나 배액 속도 조절을 상의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복수천자나 배액관에 대한 결정, 통증 조절 방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