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치료로 병원과 숙소만 오가다 보면, 환자도 곁을 지키는 가족도 하루하루가 단조롭고 무료하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말을 걸어 주고 눈을 맞춰 주는 반려동물이 곁에 있으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곤 합니다. 실제로 동물과 함께 지내는 일이 외로움과 불안을 덜고, 하루에 작은 리듬과 돌볼 대상을 만들어 준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도 이야기됩니다. 평생 동물을 곁에 두고 살아온 분이라면 그 위로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다만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 특히 백혈구의 하나인 호중구(neutrophil)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런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 시기에는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을 세균·곰팡이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려동물을 들일지 정할 때 '지금 내 몸의 면역 상태가 어떤가'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몇 가지 고유한 특성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앵무새를 포함한 조류는 '앵무새병(psittacosis)'이라 불리는 호흡기 감염을 옮길 수 있고, 마른 배설물이 가루가 되어 날릴 때 크립토코쿠스(Cryptococcus) 같은 곰팡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또 깃털에서 나오는 미세한 가루(비듬)는 호흡기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대개 큰 문제가 아니지만, 면역이 약해진 시기에는 좀 더 신중하게 볼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험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설물과 새장 청소는 환자가 아닌 다른 가족이 맡고, 장갑과 마스크를 쓴 뒤 물기 있는 상태로 닦아 가루가 날리지 않게 합니다. 손을 자주 씻고, 공기청정기와 환기로 실내 먼지를 줄입니다. 새로 분양받는 동물은 건강 상태와 예방접종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수의사의 진료를 먼저 받게 합니다. 환자가 동물과 얼굴을 너무 가까이 맞대거나 입으로 먹이를 주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시점'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면역이 가장 낮아지는 항암 직후 며칠은 피하고, 혈액 수치가 회복된 안정기에 함께 지내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담당 의료진에게 현재 면역 상태와 주의점을 물어보면, 우리 아버지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위로를 주는 존재를 곁에 두는 일과 몸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저울질하며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개인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들이는 결정과 감염 예방에 관해서는 반드시 환자의 상태를 아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