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루(인공항문, stoma) 주머니를 교체하거나 내용물을 비운 직후에는 주머니가 조금 부풀어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납작하게 가라앉는 경험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조금은 빵빵한 상태로 유지할 방법이 없을까' 하는 궁금증은 사실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주머니가 왜 부풀고 다시 꺼지는지 그 원리를 알면, 지금 상태가 걱정할 일인지 아닌지도 함께 가늠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루 주머니에는 냄새는 걸러 주면서 가스(gas)는 조금씩 빠져나가게 하는 필터(filter)가 달려 있습니다. 소화 과정에서 생긴 가스가 주머니에 모이면 잠시 부풀었다가, 이 필터를 통해 공기가 빠지면서 다시 납작해집니다. 즉 주머니가 꺼지는 것 자체는 필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대개는 문제가 아닙니다.

정작 신경 써야 할 상황은 따로 있습니다. 주머니의 앞뒤 두 면이 장루 입구 바로 위에서 서로 달라붙어 버리면, 배설물이 주머니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장루 주변에 고이게 됩니다. 이것을 흔히 '팬케이킹(pancaking)'이라고 부릅니다. 배설물이 부착판(피부에 붙는 판) 밑으로 파고들면 새거나 주변 피부가 헐 수 있어, 납작한 것 자체보다 이 '달라붙음'이 실제 불편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필터가 물기나 배설물에 막히면 가스가 빠지지 못해 주머니가 풍선처럼 크게 부풀기도 합니다(벌루닝, ballooning). 너무 납작해서 달라붙는 것도, 지나치게 빵빵하게 부푸는 것도 모두 관리가 필요한 신호라는 점에서 '적당히'가 중요합니다.

두 면이 달라붙는 것을 막고 싶다면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장루용 윤활·탈취제(주머니 안에 넣는 제품)를 몇 방울 떨어뜨리거나, 소량의 식용유·베이비오일을 발라 안쪽 벽이 미끄럽게 유지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머니 바닥에 화장지를 살짝 넣어 두 면 사이를 벌려 두거나, 새 주머니를 붙이기 전에 공기를 조금 불어넣어 부풀린 채로 부착하는 분도 있습니다. 다만 억지로 크게 부풀릴 필요는 없고, 위생을 위해 입으로 부는 방식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필터 관리도 도움이 됩니다. 샤워할 때는 필터가 젖지 않도록 전용 스티커로 덮어 두면 막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콩류·탄산음료·양파처럼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이 잦으면 주머니가 자주 부풀 수 있으니, 어떤 음식 뒤에 가스가 심해지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방법을 바꿔도 자꾸 새거나, 장루 주변 피부가 붉어지고 헐거나, 배설물의 양·색·형태가 평소와 뚜렷이 달라진다면 혼자 견디지 마시고 장루상처전문간호사(WOC/ET nurse)나 의료진과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사용하는 제품(부착판 모양, 주머니 종류)에 따라 맞는 요령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나 관리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 또는 장루를 전문으로 하는 간호사와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