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는 동안 '예전보다 유난히 춥다'고 느끼는 분이 많습니다. 병원 대기실이나 주사실이 시원하게 유지되는 탓도 있지만, 치료를 받는 몸 자체가 추위에 더 예민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가 겹친 결과입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빈혈(anemia)입니다. 항암제는 빠르게 자라는 세포에 영향을 주는데, 산소를 실어 나르는 적혈구를 만드는 골수도 영향을 받습니다. 적혈구가 줄면 손발 끝까지 산소와 열이 충분히 돌지 못해 손발이 쉽게 차고 으슬으슬 춥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입맛이 떨어져 체중과 근육·지방이 줄면, 몸을 덥히고 감싸주던 '단열재'가 얇아져 더 추위를 타게 됩니다.

움직임이 줄어드는 것도 한몫합니다. 근육을 쓰면 열이 나는데, 오랜 시간 앉아서 주사를 맞거나 누워 있으면 몸에서 만들어지는 열이 그만큼 적어집니다. 드물게는 갑상선(thyroid) 기능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더 느끼기도 하므로, 유난히 춥고 피곤하며 붓는 느낌이 이어진다면 의료진에게 갑상선 수치 확인을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 등에 쓰이는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계열 항암제를 맞는 경우에는, 찬 공기나 차가운 물건·음료에 손발이나 목이 저리고 찌릿한 '한랭 과민증(cold sensitivity)'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히 춥게 느끼는 것을 넘어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찬물·찬 음식·찬 손잡이를 피하고 장갑과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다만 '춥다'와 '오한(chills)'은 구분해야 합니다. 몸이 떨릴 정도로 오한이 나면서 열이 함께 오른다면, 특히 항암 중 백혈구가 낮은 시기에는 감염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담요로 참기보다 체온을 재어 보고, 열이 확인되면 곧바로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상에서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상황에 따라 벗고 입기 쉽게 하고, 가벼운 외투나 무릎담요·따뜻한 양말·손난로를 챙기면 도움이 됩니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조금씩 마시고, 가능하다면 병실 안에서 가볍게 손발을 움직여 순환을 돕는 것도 좋습니다. 추위가 어지럼·심한 피로와 함께 계속된다면 빈혈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진료 때 꼭 이야기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과 치료 상황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인 판단과 조치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