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를 처음 시작하면 '약이 독하다'는 말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흔한 것이 소화기 증상입니다. 위가 하루 종일 더부룩하고, 조금만 먹어도 명치가 답답하며, 장의 움직임이 느려져 배가 묵직해지기도 합니다. 이는 항암제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위와 장 안쪽을 덮고 있는 점막 세포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함께 처방되는 항구토제(anti-emetics) 중 일부는 장 운동을 늦춰 변비나 더부룩함을 키울 수 있고, 활동량이 줄고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면 증상은 더 심해집니다.

퇴원할 때 받은 위보호제(gastric protectant)는 위산을 줄이거나 위 점막을 감싸 쓰림과 자극을 덜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약이 '느려진 위장 운동' 자체를 빠르게 되돌려 주는 것은 아니어서, 더부룩함이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효과가 애매하게 느껴질 때는 임의로 끊거나 용량을 바꾸기보다, 다음 진료 때 증상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필요하면 위장 운동을 돕는 약이나 다른 항구토제를 함께 조정받는 편이 좋습니다.

회복의 흐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체로 주사를 맞은 뒤 며칠 동안 증상이 가장 심하다가, 다음 주기가 오기 전 몸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며칠이면 원래대로'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고, 주기를 거듭할수록 자신만의 패턴을 알아 가게 되는 편입니다. 조급해하기보다 그날그날의 몸 상태에 식사를 맞추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예민해진 장에는 '조금씩, 자주, 부드럽게'가 기본입니다.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소량을 여러 번 나눠 먹고, 기름지고 맵고 아주 단 음식은 잠시 줄입니다. 죽·미음·으깬 감자·바나나·잘 익힌 채소처럼 소화가 쉬운 음식부터 시작해 상태를 보며 종류를 늘립니다. 천천히 오래 씹고, 식후 바로 눕기보다 잠시 앉아 있으면 더부룩함이 덜합니다. 미지근한 물을 자주 나눠 마셔 수분을 지키고, 메스꺼움에는 생강차처럼 향이 자극적이지 않은 따뜻한 음료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설사가 잦다면 찬 음식·과한 섬유질·유제품을 잠시 조절하는 등, 변비인지 설사인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도 기억하세요.

다만 다음과 같을 때는 참고 기다리기보다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물조차 삼키지 못하고 구토가 멈추지 않을 때, 며칠째 변과 가스가 전혀 나오지 않으면서 배가 심하게 불러 오고 아플 때(장 막힘 신호일 수 있음), 열이 나거나 검은 변·피가 섞인 변이 보일 때, 소변이 크게 줄고 어지러운 등 탈수가 의심될 때입니다. 이런 신호는 단순한 소화불량과 구별해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의 원인과 대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식사 조절과 약 복용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