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루(stoma)는 장의 안쪽 점막(mucosa)을 배 밖으로 꺼내어 만든 것이라, 표면에는 아주 가느다란 혈관이 촘촘하게 지나갑니다. 그래서 주머니를 갈거나 주변을 닦을 때 살짝 스치기만 해도 선홍색 피가 배어 나오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표면 출혈'은 대개 양이 적고, 깨끗한 거즈로 몇 분간 가볍게 눌러 주면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출혈이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피가 '장루 표면'에서 나는지, 아니면 '장루 안쪽(장 속)'에서 나오는지입니다. 표면에서 스치듯 번지는 피와 달리, 장 속에서부터 배설물에 섞여 나오거나 눌러도 멈추지 않고 계속 스미듯 이어지는 피는 소화관 안쪽의 출혈일 수 있어 살펴봐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신호가 함께 있으면 밤이라도 의료진에게 연락하거나 응급 진료를 고려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① 깨끗한 거즈로 5~15분 눌러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올 때 ② 양이 점점 늘거나 주머니에 피가 고일 만큼 많을 때 ③ 검고 끈적한 변(흑색변)이 함께 보일 때 ④ 장루 색이 선홍빛에서 검붉거나 보랏빛·거무스름하게 바뀔 때 ⑤ 심한 통증·복부 팽만·배설물이 전혀 나오지 않을 때 ⑥ 어지럼·식은땀·창백함·가슴 두근거림처럼 빈혈이나 탈수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입니다.

피를 묽게 하는 약(항응고제·항혈소판제)을 드시는 분은 작은 출혈도 잘 멈추지 않을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 최근에 탈장이나 복통, 시술처럼 장루 주변에 변화가 있었다면, 같은 부위의 통증과 출혈이 겹칠 때 그 배경을 함께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표면 출혈로 보일 때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문지르지 말고 깨끗한 거즈나 티슈로 가만히 눌러 지혈하고, 피부 부착판(플랜지)의 구멍이 장루보다 너무 좁거나 가장자리가 딱딱해 장루를 긁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차가운 물수건으로 부드럽게 감싸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멈추지 않거나 위의 신호가 보이면 참고 기다리기보다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진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출혈의 양상이나 동반 증상이 걱정될 때는 밤이라도 담당 의료진이나 응급 진료 상담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시길 바랍니다.